국제 음반 산업 협회(International Federation of the Phonographic Industry, IFPI)가 2015년 7월 10일 금요일, 전 세계 주요 음반 시장에 글로벌 릴리즈 데이(Global Release Day)를 적용했다. 이에 따라 매주 금요일이 오면 새로운 싱글과 음반이 쏟아져 나온다. 따라서 해외 팝 음악 팬들이라면 매주 금요일을 목놓아 기다릴 것.
필자 또한 매주 금요일 새 음반 소식을 기다리곤 한다. 그리고 작년 1월 18일과 같이 아주 가끔 평소 눈여겨보던 뮤지션이 대거로 음반을 공개하는 날이 있다. 올해는 8월 28일, 필자 취향의 뮤지션들이 동시다발적으로 음반을 발표했고, 덕분에 어느 때보다 음악으로 풍족한 뉴 뮤직 프라이데이를 보냈다. 그렇다면 과연 8월 28일엔 과연 어떤 음반들이 공개되었을까? 하단에서 바로 소개한다.
Kelly Lee Owens – [Inner Song]
3년 전 셀프 타이틀 [Kelly Lee Owens]를 공개하며 스몰타운 슈퍼사운즈(Smalltown Supersounds)에 새바람을 몰고 온 테크노 팝 싱어송라이터 켈리 리 오언즈(Kelly Lee Owens). 아이러니하게도 그는 앨범 발매 후로부터 3년을 인생 중 가장 힘들었던 기간으로 회상했다. 켈리 리 오언즈는 월드 투어, 존 홉킨스(Jon Hopkins)와 협업 EP 발매 등으로 바삐 움직였다. 그 때문일까. 새 앨범을 구상하는데 아이디어가 더는 없었다고. 새로운 시작, 상당한 용기가 필요했을 시점에서 라디오헤드(Radiohead)의 “Weird Fishes / Arpeggi”를 자신만의 스타일로 커버한다. 그 이듬해부터 앨범 작업을 서서히 시작했고, 그 작업물을 한데 모은 앨범 [Inner Song]에는 “Arpeggi”와 존 케일(John Cale)이 피처링으로 참여한 “Corner Of My Sky”를 포함, “Melt!”, “Jeanette” 등 다양한 테크노, 아방가르드 팝을 수록했다. 테크노 특유의 어둠 한편으로 따스한 온기도 느껴지는데, 이는 그의 새로운 자신감을 뜻하는 게 아닐까 싶다.
Angel Olsen – [Whole New Mess]
작년 우수에 찬 포크 발라드 앨범 [All Mirrors]를 공개한 엔젤 올슨(Angel Olsen)이 불과 1년 만에 새 앨범 [Whole New Mess]를 들고 돌아왔다. 신보는 바로 전작인 [All Mirrors]와 함께 들어봐야 한다. 이유는 이번 신보에 전작의 수록곡을 다시 실어 공개했기 때문. [All Mirrors]는 두터운 오케스트레이션을 선보인 반면 [Whole New Mess]는 보다 담백한 기타가 특징. 어찌 보면 보다 단출할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리버브만 덧입힌 보이스는 호소력이 더 짙은 것 같기도 하다. 피치포크(Pitchfork) 인터뷰에 따르면 이번 앨범은 사실 [All Mirrors] 이전에 먼저 녹음된 트랙이라고. 비록 데모에 가까운 트랙이나, 엔젤 올슨의 [My Woman]이 취향인 청자라면 이번 신보에 반색하리라 예상한다.
Archive – [Versions]
한국에서는 “Bullets”로 유명한 아트록 밴드 아카이브(Archive)의 신보 [Versions]에는 디스토션, 드라이브 계열의 강렬한 기타가 몽땅 제외됐다. 덕분에 사운드 스케이프 지향적이며 타 앨범에 비해 감상적인 결을 지녔다. 과거 아카이브의 거칠었던 스타일을 좋아한 청자라면 조금 실망할지도? 그러나 그 거친 스타일을 좋아했던 팬들 일지 언정, 이번 앨범은 반드시 들어볼 것을 권한다. “Lights”, “Again”을 비롯한 아카이브의 화려한 명곡을 잔잔한 버전으로 다시 확인할 수 있으니.
Disclosure – [Energy]
디스클로저(Disclosure)의 새 앨범 [Energy]는 어느 때보다 더욱더 힘차고 신명 난다. 세계 수많은 페스티벌과 클럽이 문을 걸어 잠그고 있는 상황에서 말이다. 코로나바이러스의 여파가 두 형제에게 어떤 영향을 줬는지, 또 입장을 지니고 있는지는 알 길은 없다. 그러나 축제, 클럽만큼이나 차트에서도 강세를 보인 그들이기에 현 상황이 크게 우려되지 않는다. 또한, 발매 전부터 부지런히 싱글을 활발히 공개해온 행보가 시너지를 발휘하여 차트 반등을 이룰 것이라 예상한다. 각 트랙에 걸맞은 화려한 뮤직비디오 비주얼은 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