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듀서 김도언, 첫 번째 정규 앨범 [Damage] 발매/ 미니 인터뷰

프로듀서 김도언의 첫 번째 정규 앨범 [Damage]가 레이블 ‘SoundSupply_Service’에서 발매됐다. 총 16개의 트랙은 아기자기한 멜로디와 그득한 낭만을 담은 아르페지오로 마치 한 편의 동화, 혹은 모험 가득한 게임을 플레이하는 것 같다. 또한 [Damage]는 트랙의 끝과 끝이 유려하게 연결되어 흐르는, 간만에 통째로 들어야 제맛인 앨범이다.

더불어 걸출한 피처링 아티스트 진을 꾸리기까지. 세세하게 이야기하자면 끝도 없을 앨범 [Damage]의 작업기, 그리고 이수호의 파트너 잠자코(Zamzako)라는 예명에서 지금에 이르기까지 등 여러모로 궁금한 점이 많았던 필자는 김도언에게 첫 정규 앨범 [Damage] 발매를 축하하며 인터뷰를 요청했다. 이하는 그와 나눈 인터뷰다.


이수호의 앨범 크레딧, 그리고 와트엠(WATMM)에서 이수호와의 듀오로 ‘잠자코’라는 이름을 쉽게 만나볼 수 있었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김도언’이라는 본명으로 활동하기 시작했다. 활동명을 바꾸게 된 계기가 있나?

‘잠자코도’라는 예명으로 활동했을 당시 그 이름이 입에 너무 붙지 않아서 제일 나에게 익숙한 이름을 활동명으로 택했다. 그러고 나니 마음이 편안해졌다.

오래전부터 앨범을 준비했지만, 음악을 자주 뒤엎었다고 들었다. 김도언은 어떤 것을 고민했나?

상황마다 표현하고 싶은 사운드는 늘 있었지만, 막상 만들어 놓고 보면 이미 그 사운드에 관한 관심과 애정이 스스로 식어 있는 경우가 많았다. 아무리 작업해도 공허한 느낌이 들어, 무엇이 문제일까 생각해보았는데 감각적으로 느꼈을 때 자극이 오는 사운드만 있었고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는 부재한 것 같았다.

간만에 꽤 큰 스케일의 전자음악 앨범이 탄생했다. 16개의 트랙을 하나의 대곡으로 쭉 이어 들으며 몰입됐고, 상상을 더하는 맛이 있기도 했는데, 그런 앨범의 콘셉트에 관해 직접 소개한다면?

어린아이를 화자로 내세운, 청명한 하늘의 풍경이 그린 스크린으로 바뀌는 이야기의 앨범이다.

김도언이 한국 가요에 영향을 받은 것은 매우 의외의 사실이었다. 어떤 음악을 들었고 또 그 관심의 계기는?

학창 시절, 유희열이 진행하는 “라디오 천국”을 즐겨 들었고 그곳에서 소개되었던 노래들이 관심의 계기가 됐던 것 같다. 사실 가요라고 했지만, 그보다는 가요 작곡가로서 대중들에게 친숙한 존재이면서 전자 음악 기반의 작업을 행해왔던 뮤지션이라는 표현이 맞는 것 같다. 대표적으로 윤상의 “새벽”과 토이의 “저녁 식사” 같은 곡이 나에게 충격을 주었다.

환상적인 아르페지오, 아기자기한 멜로디가 겹겹이 쌓인 음악을 오목조목 들어보는 것 또한 즐거웠다. 악기론을 상당히 연구한 듯한 노력 또한 엿볼 수 있었는데, 실제 사운드 디자인은 어떻게 이루어졌나?

우선 악기, 주로 신디사이저에 관심이 많이 있는데, 유로랙부터 모바일용 앱까지 너무도 다양한 형태로 존재하고 있고 아날로그와 디지털이 서로를 계속해서 모방하는 듯한 개발의 흐름에 재미를 느꼈다. 특히 80년대에 생산되었던 ‘E-mu Emulator II’, ‘Korg M1’과 같이 어쿠스틱 악기를 담아 내려 했던 신디사이저의 소리를 좋아하고, 더 나아가 미디 기반의 어쿠스틱 가상 악기 특유의 뻣뻣함에 관심을 가졌다.

물론 시퀀싱을 잘하면 얼마든지 리얼하게 구현이 가능할 정도로 기술이 발전했다고 개인적으로 느끼지만, 내가 그런 실력이 되지 못하고 또 그렇게 가상 악기 속에 갇힌 소리 고유의 매력이 있다고 느껴서 앨범에 그런 사운드를 그대로 담아냈던 것 같다. 앨범 초반 작업에 있어서는 ‘Prophet’, ‘Moog’와 같은 하드웨어 아날로그 신디사이저를 주로 사용했고, 진행되어 감에 따라 앞서 말한 나의 흥미가 발현되어, 그것들을 처분하고 각종 가상 악기를 구입해 활용하였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이것저것 뒤섞인 사운드가 되어 버렸고, 그것을 믹싱하는 데 애를 먹기도 하였다.

또한 비디오 게임 음악의 많은 부분이 오마주되기도 했다. 트랙 “요새”에선 모험가를 자칭했고 “Portal”, “Lizard Wizard” 등 공상적인 제목의 트랙이 등장하기도. 그래서 [Damage]는 실제로 게임 음악에 레퍼런스를 두고 있는 것이 아닐까 싶었다. 이를 직접 코멘트 한다면?

비디오 게임 음악과 아예 연관이 없을 수도 있고, 장르적으로는 분류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뜬금없는 사적인 얘기일 수도 있겠지만, 가끔 나는 삶을 게임의 유저처럼 언제든지 종료할 수 있다고 믿다가도 절대로 나에게는 선택권이 없고 하나의 캐릭터로서 그저 무언가를 수행해야 할 뿐이라는 생각이 든다. [Damage]에도 나의 이런 생각이 어느 정도 투영되었고, 감상자가 어느 정도로 이런 생각에 공감해 줄 수 있느냐에 따라서 느껴지는 연관도가 다를 것 같다.

[Damage]라는 큰 주제에 맞물린 톱니바퀴처럼 각 트랙에 제격인 보컬도 인상적이었다. 이랑, 황소윤, 이이언 등 인디 신(Scene)에서 활동 중인 뮤지션과의 협업은 어땠나? 또 피처링 트랙에 김도언은 얼마나 개입했는지 궁금하다.

참여한 뮤지션 모두 이미 독자적인 앨범을 만들었던 뮤지션이었기에, 처음 앨범을 준비하는 나로서는 디렉팅할 때 “어디까지 개입해도 될까”라는 고민이 들었다. 다행히도 데모를 전달 후, 만나서 곡에 관한 이야기를 했을 때 모두 흥미롭게 들어주었고, 또 나로 하여금 신나서 콘셉트에 관해 말하게 만들어 주기도 했다. 충분한 이해와 공감 덕에 멜로디나 가사 등을 앨범 콘셉트에 맞춰 꼭 들어가야 하는 최소한의 포인트만 전달했고 나머지는 참여진의 자유에 맡길 수 있었다.

한편 피셔맨(Fisherman)과의 협업은 어땠나? 프로듀서와 프로듀서의 협업이었는데?

피셔맨과 함께한 “Green Sceen” 은 [Damage]의 마지막 트랙으로, 게임의 요소를 공유하고 있는 피셔맨의 앨범 [The Dragon Warrior]의 세계관과 연결되었으면 하는 마음이 있었다. 실제 작업에 있어서는 프로듀서와의 협업인 만큼, 음악을 시각적으로 바라보는 게 가장 중요했다. 곡에서 일종의 빈 공간을 만들어 놓고 그것을 피셔맨이 채워 넣는 방식으로 진행되었는데, 공간을 만드는 과정에서 기존에 있던 파트가 삭제되기도 하고, 피셔맨에 의해 아예 새롭게 추가되기도 하였다. 피셔맨과 나의 작업 환경이 유사한 지점이 있었기에 소통하고 협업을 해나가는 데 있어 큰 어려움이 없었고, 또한 곡에 대한 그의 창의적인 접근법을 볼 수 있어서 즐거웠다.

마지막으로 앞으로 [Damage]와 관련된 계획이나 일정이 있다면?

5월 말, ‘SoundSupply_Service’를 통해 CD가 발매될 예정이다. 관심이 있게 지켜봐 준다면 정말 감사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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