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의 이미지는 지오데식 돔(geodesic dome)으로 건축된 캐나다 몬트리올의 바이오 스페어(Biosphere). 지오데식 돔은 작은 삼각형 다면체가 연결되어 서로를 지탱하며 시너지를 발휘, 이는 매우 안정적이며 또한 내부 넓은 활용 공간이 뛰어나다는 장점이 있다. ‘적은 재료로 많은 일을 할 수 있는 공간을 창출한다’라는 철학으로 발명과 디자인에 임한 위대한 건축가 버크민스터 풀러(Buckminster Fuller)의 대표 발명품.
그런 풀러에게 영감을 얻은 일본의 밴드가 하나 있었으니, 바로 시너제틱 보이스 오케스트라(Synergetic Voice Orchestra, 이하 SVO). 일본의 피아니스트이자 작곡가인 모리오카 유미코(Yumiko Morioka)가 밴드의 리더로 그는 일본 거리의 시타르 연주자와 집이 너무 좁아 묘지에서 드럼을 연습하던 드러머 등 아마추어, 세미 프로 주자를 모아 1989년, SVO를 결성했다.
SVO에는 유미코 그 자신을 제외하곤 정식 음악 교육을 받은 멤버가 없었고 오선보조차 읽을 줄 모르는 멤버가 다수였다고 한다. 그러나 풀러의 ‘시너지 원칙’에서 영감을 얻어 에너지 넘치는 밴드 구성원 6인이 함께 시너지를 발휘하여 6배의 결과를 얻고자 했다고. 유미코의 지휘 아래 SVO는 오키나와 전통 민요를 모티브로 인도, 에티오피아, 말리, 한국, 중국의 전통 음악 등을 적절히 섞으려는 실험을 이어갔다. 그런 그들의 처음이자 마지막 기록 [Mios]는 1989년 당해 발매, 지금까지 오직 CD로만 남아 후세에 전해졌다.
최근 일본 엠비언트, 뉴에이지가 세계적으로 재조명 받는 추세. 아니나 다를까 지난 5월 발매된 레이블 ‘뮤직 프롬 메모리(Music From Memory)’ 릴리즈의 컴필레이션 [Heisei No Oto Japanese Left-Field Pop From The CD Age, 1989-1996]에 SVO의 음악 “A Tale”이 포함되기도 했었다. 해당 음반은 이름 그대로 일본 헤이세이 연호에 CD 포맷으로 발매된 전자음악을 엮은 컴필레이션. 그러나 오직 “A Tale”만이 컴필레이션 바이닐 발매에서 제외되어 많은 레코드 디거들이 아쉬움을 표하기도 했는데, 바로 오늘 베를린의 음반사 매트론 레코드(Métron Records)가 SVO의 음반 [Mios]를 포착, 비운의 트랙 “A Tale”를 포함한 앨범 [Mios]를 바이닐로 발매하니 그 아쉬움이 마침내 해소될 것이라 예상한다.
유미코의 솔로 앨범 [Resonance]를 비롯하여 메이테이(Meitei)의 [Komachi], 7FO의 컴필레이션 등을 발매해온 일본 엠비언트에 능한 음반사 매트론 레코드. 그들이 다시 한번 특유의 능숙함을 발휘했으니, 해당 음반 위 바늘을 올리고, 바늘이 소리골을 훑고 지나가는 소리를 반드시 확인하자. 오직 700장 한정으로 발매되는 [Mios]의 첫 번째 프레스는 녹색 컬러와 흑색 바이닐로 구성됐고 매트론 레코드 공식 밴드캠프 계정에서 확인하고 구매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