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픽 디자이너 레어버스(Rairbirth)가 새롭게 전개하는 프로젝트 벌스인케이지(BirthInCage)의 런칭을 기념, 한남동의 편집 스토어 웝트샵(Warped.)에서 팝업 스토어를 진행한다.
근래 용산구 주변을 자주 지나쳤던 이라면, 본 컬렉션 속 이미지가 낯설게 보이지만은 않을 것. 벌스인케이지는 일상 속 사회에 대한 불편하고 냉소적인 메시지를 표출하는 레어버스의 그래픽 무브먼트로 집과 번개를 형상화한 그래픽을 활용한 다양한 이미지는 프로젝트의 정체성에 힘을 싣는다.
벌스인케이지의 컬렉션은 여섯 종의 티셔츠와 두 종의 러그, 글라스 캔들과 키링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이는 모두 팝업 스토어를 통해 판매된다. 팝업 스토어는 오는 7월 16일 오후 1시부터 7시까지 열리며, 컬렉션 판매와 함께 디제이의 음악이 곁들여질 예정이다.
많은 이의 궁금증 속 이제야 정체를 드러낸 벌스인케이지는 과연 어떻게 탄생하게 되었을까. 디렉터 레어버스에게 몇 가지 질문을 던져보았다.
Mini Interview With Rarebirth
오랜 시간 그래픽 디자이너로 활동하며, 개인적인 아트워크를 비롯, 여러 뮤지션의 앨범 커버 및 다양한 브랜드의 그래픽을 디자인해왔다. 일찍이 브랜드에 대한 개인적인 욕심이 있었을 텐데, 이제야 브랜드를 전개하게 된 배경이 궁금하다.
트렌드에 민감한 음악시장에서 끝까지 남을 생각은 애초에 해본 적 없었고, 디자인 스튜디오로 확장할 용기도 나지 않았다. 그렇다고 확실한 아이덴티티를 가지고 한 분야에서 부각된 것도 아니었기에 내 것이라고 할 만한 게 딱히 없었다. 서른쯤부터는 일이 주어졌을 때 감사함보다는 나를 억압하고 가두는 것처럼 느껴 티 나지 않을 정도의 번아웃도 간간히 왔다.
그쯤에 주체적이고 자주적인 삶을 갈망하기 시작했다. 내 커리어의 다음 챕터가 꼭 브랜드여야 하는지 많이 고민했다. 결론은 브랜드라는 명칭은 간지럽고 지금 남길 수 있는 흔적 정도라고 생각하고 있다. BIRTHINCAGE는 개인이 제작하는 머천다이즈 정도로 볼 수 있고, 그게 주가 되지는 않을 거다.
집과 번개 이미지를 메인 로고로 활용하고 있는데, 이러한 그래픽과 브랜드 네임은 어떻게 탄생하게 되었나. 이를 보는 이에게 전달하고 싶은 메시지 역시 있는 것 같은데.
집은 일상 속 인지하지 못하는 각자만의 프레임, 뒤집어진 번개 모양은 크랙, 혹은 길을 의미한다. 각자의 새장 속에서 태어났고, 그 안에서 살고 있다는 걸 인지하자는 메시지를 담고자 ‘BIRTH IN CAGE’라고 지었다. 심벌 속에서는 그 프레임을 벗어나고 깨자는 내용을 담고자 뒤집어진 번개 모양을 접목했다. 그게 ‘RAREBIRTH’와도 맞아떨어지기도 했고.
본인이 느끼는 사회적 불편함은 무엇인가, 냉소적 태도를 비치고 싶은 대상은?
내가 느끼는 사회적 불편함은 조금씩 BIRTHINCAGE로 풀어갈 거다. 그 대상은 자기중심적, 플레이어적인 태도를 가진 자. 자신의 프레임 안에서 모든 걸 결론 내어버리는 자.
앞서 이야기한 것처럼 브랜드와의 협업이 아닌 직접 브랜드를 운영하면서 어떤 차이를 느꼈나.
운영이라 할 건 딱히 없다. 벌써부터 적자 모드다. 전반적으로 내가 하고 싶은 것을 하는 것. 아직은 서투르지만 메시지 중심으로 조금씩 흔적을 남기고 싶다. 머천다이즈 제작은 기존 하던 방식보다 할 일이 다섯 배는 많았다. 혼자 하는 법에 도가 텄다 자부했지만, 역시 새장 밖으로 나와 보니 혼자 할 수 있는 게 딱히 없다.
조금 이르지만, 앞으로의 계획은 무엇인가?
더 많은 흔적을 남기도록 바밍할 것이다. 독립 매장과의 소소한 머천다이즈 제작도 계속 구상 중이다. 그리고 콘크리트 오브제를 제작 중이다. 말 그대로 이르긴 하지만 그 오브제로 무언가 해볼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