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별의 인종적 고정관념을 탈피하며, 패션 하우스에 대한 오마주와 카피 사이의 경계를 관능적인 실루엣으로 풀어내는 브랜드 모아로라(Mowalola)의 24 SS 컬렉션 “Crush”가 런던 패션 위크를 통해 베일을 벗었다.
바디 호러(Body Horror)[1] 장르의 거장 데이비드 크로넨버그(David Cronenberg)의 영화 “Crash”에서 영감을 받아 전개한 이번 컬렉션은 그 분장에서 영향이 여실히 드러났다. 모델들이 해당 영화의 교통사고 장면을 묘사하는 듯한 멍과 흉터, 핏자국을 가감 없이 드러내며 런웨이에 올랐던 것. 이렇듯 과감한 스타일링에 관해 총괄 디자이너 모아로라 오군레시(Mowalola Ogunlesi)는 “차량 추돌 사고로 인한 폭력과 그로 인한 폭발적인 지점에 깊이 매료되었다”라고 전하며 해당 쇼의 방향성을 일축했다.
분장을 통한 스타일링이 쇼의 방향을 드러내는 한편 의상은 더욱 도발적인 메시지를 담았다. 모아로라는 지난 23 FW 컬렉션부터 이어지는 브랜드 표절 논쟁에 대한 농담의 일환으로, 최근 블록코어(Blokecore)의 유행과 함께 떠오른 브랜드 엄브로(Umbro)를 저격했다. 모아로라는 이에 그치지 않고 흑인 남성 모델을 세워 여성의 나체가 적나라하게 프린팅된 셔츠를 테일러드 코트와 레이어링한 파격적인 룩을 선보였다. 그 외에도, 크롭된 사이즈로 컷팅된 봄버 재킷과 러시아 출생 모델 이리나 셰이크(Irina Shayk)가 연출한 드레스 등의 컬렉션을 채웠다.
매해 패션 위크에서 유별난 재치를 선보이며 쇼의 분위기 메이커로 자리 잡은 런던발 브랜드 모아로라. 시즌의 뒷자리 수가 바뀔수록 더욱 과감해진 소재를 들고 오는 모아로라의 행보는 어디까지 이어질까. 강렬했던 쇼의 현장을 함께 감상해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