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Ye)’라는 이름으로 활동하고 있는 칸예 웨스트(Kanye West)가 지난해 가을 반유대주의적 실언 이후 오래간만에 음악 활동으로 돌아왔다. 지난 22일 발매된 신곡 “Vultures”는 칸예 웨스트와 타이 돌라 사인(Ty Dolla $ign)으로 구성된 유닛 그룹인 ‘¥$(예 앤 달러)’의 싱글로, 범프 제이(Bump J)와 릴 더크(Lil Durk)도 함께 참여했다.
양극성 장애 진단을 받았다고 알려진 칸예 웨스트는 2022년 10월, 트위터를 통해 “death con 3 on JEWISH PEOPLE”이라는 유대인을 혐오하는 발언을 게시한 이후 갑자기 “영화 ’21 점프 스트리트’를 보고 다시 유대인이 좋아졌다”며 경솔한 태도를 비쳤다. 해당 발언이 인종차별적 사안이었던 만큼 그간 칸예와 작업을 이어오던 아디다스(Adidas), 발렌시아가(Balenciaga), 갭(GAP), 풋라커(Foot Locker)는 단숨에 그와의 협업 관계를 끊어냈다.
이후에도 그는 파리 패션 위크에서 ‘백인의 생명도 중요하다(White Lives Matter)’ 프린팅 티셔츠를 입고 등장하는가 하면, 미국의 극우 음모론자들을 위한 가짜 뉴스 사이트 인포워스(Infowars)에서 진행하는 토크쇼에 나와 히틀러와 나치를 찬양하는 발언을 하는 등 기행을 펼쳤다. 최근에는 베네치아 관광 중 곤돌라에서 아내 비앙카 센소리(Bianca Censori)와 음란 행각을 벌인 듯한 행동이 파파라치에게 포착돼 이탈리아 수상 택시 평생 탑승 금지를 당하기도 했다.
예의 계속된 실망스러운 행보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그의 음악 활동이 돌아오길 바라는 팬들에게는 이번 신곡이 희소식일터. 지난 6월, 일본에서 칸예 웨스트와 Ty Dolla $ign이 스튜디오 녹음 중이라는 목격담이 퍼지면 ¥$ 앨범의 존재는 기정 사실화됐다. 이후 10월에는 앨범 발매와 리스닝 파티가 예정되어 있었지만 급작스레 취소된 바 있다.
몇 번의 복귀 무산을 겪고 마침내 11월 17일, 디제이 패리스(DJ Pharris)가 신곡 전체를 그의 시카고 라디오 방송 ‘파워 92(Power 92)’에서 공개하며 세상 밖에 나왔다. 그리고 지난 22일 스트리밍 사이트를 통해 “Vultures”가 공식 발매됐다. 일각에서는 ¥$의 앨범 전체 발매가 다가오고 있음을 알리는 첫 곡이길 바라고 있다.
신곡 “Vultures”는 지금의 칸예 웨스트를 있게 만든 808 베이스 위에 호화로운 생활을 이어나가는 듯하지만 늘 위협받는 래퍼들의 라이프 스타일에 관한 가사를 담았다. 곡의 전반적인 분위기는 힙합 특유의 허세가 밴 웅장함이 느껴진다. 또한 그는 가사에서 “내가 어떻게 반유대주의자겠어? 난 방금 유대인 여자랑 잤어 (How I’m anti-semitic? I just f**ked a jewish b**ch)”라며 지난 일 년간 받은 비난과 비판에 관해 음악으로 입장을 표했다.
힙합 장르에서 시대를 앞지르는 콘셉트로 여러 번 대중을 놀라게 만든 칸예 웨스트지만, 이번 노래는 벌써 반응이 좋지 않다. “이번 곡은 쓰레기 같다” “가사로 무슨 말을 하고 싶은 건지 잘 모르겠다.” 등의 여론이 지배적이다. 그러나 사람들의 반응에 휩쓸릴 필요 없이, 직접 들어보고 판단하자. 듣기에 좋다면 들으면 그만. “Vultures”는 지금 스포티파이와 애플 뮤직에서 감상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