핸드메이드 버번 위스키 브랜드 ‘메이커스 마크(Maker’s Mark)’가 이태원에 연 ‘독주 타운(Dok-Ju Town)’. 자신만의 길을 걷고 있는 인물들이 모인 타운을 모티브로 한 이번 팝업은 칵테일 바, 아트 갤러리, 공연장, 언더그라운드 클럽 등 개성 넘치는 공간으로 구성되어 있다. 오는 5월 24일부터 6월 16일까지, 4주간 펼쳐지는 독주 타운은 아티스트들의 공연과 더불어, 서브컬처의 중심지이자 클럽 문화의 중심지 이태원답게 레이브 파티가 함께한다.
5월 25일 토요일, 남을 아랑곳하지 않고 본인만의 주관대로 행동하는 ‘독주(獨走)’의 정신을 가진 이들이 독주 타운을 찾았다. 이태원의 밤을 붉게 만든, 그 뜨거웠던 현장의 주인공들을 만나보자.
Jaun Pierre
이렇게나 자기 느낌대로 춤을 잘 추는 사람은 처음 봤다. 직업을 물어보지 않을 수 없을 것 같은데.
유치원에서 아이들에게 영어를 가르치고 있다. 그 친구들은 내가 이런 춤을 추는지 상상도 못 할 거다.
차예준
최근 한 가장 나쁜 짓은?
엄마 돈을 몰래 썼다. 대학에서 장학금이 나와 엄마한테 돌려드려야 하는데 그 돈으로 몰래 170만 원 정도 하는 발렌시아가(Balenciaga) 부츠를 샀다. 잘못했습니다. 엄마, 꼭 페이백 할게요.
일본에서 활동하는 음악 프로듀서로서, 꼭 들어봐야 하는 일본 뮤지션을 추천해 줄 수 있나?
일렉트로닉 음악 위에 랩을 하는 밴드 ‘동구리즈(DONGURIZU)’와 더블 베이스를 치며 랩을 하는 뮤지션 ‘나감사바(NAGAN SERVER)’를 추천하고 싶다.
Inga Markova, Michelle, Tanya Serbina
굉장히 늦은 시간에 파티에 도착했다.
Inga: 모델은 언제나 늦는다. 헤어와 메이크업을 받아야 하고 멋진 옷도 입어야 하니깐. 일종의 직업병이다. 제시간에 오는 모델은 아마 없을 것이다.
Michelle: 또 하나. 자고로 파티에서 12시면 시작이지 결코 늦은 시간이 아니다.
오늘 몇 시에 귀가 예정인가?
Tanya: 3-4시 정도로 보고 있는데, 음악만 좋다면 더 오래 머무르지 않을까 싶다.
사라
파티에 오기 전까지 무얼 하다 왔나?
고려대학교 축제에서 춤을 추고 왔다. 뮤지션 청하의 댄스팀으로 소속되어 있어 청하의 고려대학교 축제 행사에 함께 했다.
이름을 물어보지 않아도 이름을 알 것 같다. 곳곳에 사라라는 문구가 보인다. 본인 이름인가?
내가 지은 내 이름, a.k.a다. 사라라는 이름이 매우 좋다. 영어로 써도 예쁘고 한글로 써도 예쁜 이름. 뜻은 없다. 목걸이는 선물 받았고, 타투는 내 이름을 새기고 싶어서 새겼다. 핸드폰 케이스도 내 이름이 들어간 커스텀 케이스였는데 그걸 놓고 왔다. 보여주고 싶은데 너무 아쉽다.
송예슬
술버릇이 있는가?
처음 술을 마셨던 날, 한국 사람이 아닌 외국 사람과 술을 마시게 됐다. 그 영향 때문인지는 몰라도 술에 취하면 외국어를 쓴다. 예전에는 영어만 썼었는데, 요새는 일본어를 배우고 있어 술에 취하면 나도 모르게 일본어를 그렇게 쓴다.
요즘 꽂히거나 중독된 것이 있다면?
강아지를 키우는데 꼬순내가 야무지다. 고소한 누룽지 냄새인데 누룽지 사탕 딱 까면 싹 느껴지는 그 향이다. 하루에 3번은 맡을 정도로 중독적이다.
조화랑, 조현지
오늘 룩의 콘셉트는?
조화랑: 힘 뺀 느낌. 그러니깐 여유 있게 멋있는 느낌, 눈에 띄는 게 없는데 이 사람 왜 멋있지 하게 만드는 룩이다. 이태원에 왔는데 너무 힘주면 멋이 없다고 생각한다. 알 사람들은 알 거다.
조현지: 오늘 나의 룩은 가스라이팅 그 자체. 원래 입고 오려고 했던 착장이 있었는데 옆에 있는 화랑님이 딴 거 입으라고 강요했다. 화랑님이 칸예, 나는 비앙카 같은 존재다. 그런데 화랑님의 말을 듣기 잘했다. 원래 쓰려고 했던 모자가 있었는데 그걸 똑같이 쓰고 온 사람이 여기 있더라. 화랑님이 말리지 않았다면 오늘 사고 날 뻔했다.
조화랑: 또 하나 포인트가 있다. 착장은 힘을 뺐지만, 신발에 모든 것을 쏟아냈다. 독일에서 산 로아(Roa) 하이킹과 도쿄에서 산 살로몬(Salomon)을 신음으로써 언제든지 전투가 가능하게끔 준비하고 왔다.
왕자미
평소 어떤 술을 즐겨 마시는가?
술 알러지가 있어 술을 한 잔도 마시지 못한다. 알고 있다. 버번 위스키 브랜드에서 진행하는 행사인데 술을 한 잔도 못 마시는 사람이 왔다니. 내가 생각해도 아이러니하다.
황재연
목걸이가 독특하다.
뮤지션 빌스택스(BILL STAX)와 주얼리 브랜드 스팅925(STING925)가 콜라보한 목걸이다. 원래는 품절이라 구할 수 없었는데 너무 가지고 싶어 간곡히 문의를 했더니 특별히 커스텀을 해줘 쟁취해 낸 특별한 제품이다.
상의와 하의가 세트 같으면서 색이 다르다.
세트처럼 보였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었는데, 그렇게 말해주다니 성공한 것 같다. 사실 세트가 아니라 각각 다른 브랜드의 옷이다. 상의는 피에스바이폴스미스(PS by paul smith), 하의는 드리스 반 노튼(Dries Van Noten)이다. 패턴을 맞추고, 온도의 느낌을 상반되게 내면 되게 재밌게 입을 수 있다. 위에는 뜨거운 계열, 아래는 차가운 계열로 온도 차를 느끼게 함으로써 열역학적 물순환을 통한 환각을 표현하고 싶었다.
Camille, Pierre
어떻게 파티에 오게 되었는가?
Camille: 오늘 파티의 DJ들이 내 친구들이다. 또 내가 아는 한국 친구들이 여기가 오늘 그렇게 재밌을 거라고 추천을 해서 Pierre와 함께 가자고 했다.
Pierre: 놀라운 사실 하나. 사실 오늘이 한국에서의 첫날이다. 오늘 아침 한국에 도착했다. 가장 친한 친구인 Camille이 한국에 있어 놀러 오게 되었는데, 생각해 보니 예전부터 일종의 영업을 당해온 것 같다. 그녀가 맨날 나에게 한국에서의 멋진 사진들을 보냈었으니깐. 그렇다고 그녀가 초대한 것은 아니고 내가 나를 한국에 초대했다.
김준호, 궁본준
이태원은 어떤 도시인가?
김준호: 한 마디로 날 것. 거칠고 미쳤다. 무엇도 규제하지 않고 남의 시선을 신경 쓰지 않아 그냥 자신이 원하는 것을 하는 동네 같다.
궁본준: 자유롭다. 한국에서 이만큼 많이 열려있는 도시가 있을까 싶다.
Mathias
여름 날씨에 털 장식이 눈에 띈다.
져지 위에 내가 털 장식을 붙인 것이다. 몬트리올(Montreal) 스타일이라 보면 된다. 몬트리올 사람들은 안 입은 옷을 리폼한다거나 자신이 가지고 있는 옷을 남에게 주거나 시장에 파는 문화가 활발하게 잡혀 있다. 그래서 한국의 빈티지 시장과 달리 싸고 질 좋은 빈티지 제품을 많이 구할 수 있다. 그러다 보니 다양한 형태의 시도로 표현되어 독특한 패션을 많이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