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원적인 아름다움과 신비함 갖고도 매일 마주하기에 잊어버리는 것이 있다. 바로 우리의 몸이다. 어느 대중가요의 가사처럼 ‘사람들이 움직이는 게’, 들여다보고 있자면 얼마나 신기한가? 그런 몸 하나로 무언의 심상과 이야기를 전하는 퍼포먼스, 즉흥 움직임이 있다. 1960년 전후로 시작된 포스트모던 댄스는 무용의 드라마적 요소를 지우고 움직임 자체의 근본적인 의미와 즉흥성을 이용해 시공간과 어우러지는 구성을 이뤘다. 이는 발레를 고정적이고 엘리트적인 무용으로 바라본 저드슨 그룹(Judson Group) 반발로 이어진 전위 예술로, 무용의 의미와 대상 범위를 넓히는 역할을 했다.
그리고 다가오는 26일 ‘더 스튜디오 HBC’에서 이러한 퍼포먼스 공연을 만나볼 수 있다. 퍼포머 서소행의 안무와 기획으로 꾸려진 ‘너는 달의 표면에 떠 있다’는 zKill의 사운드, 서소행과 남동현의 움직임으로 채워진다. 공간을 바라본 서소행이 즉흥적으로 떠올린 장면에서 시작된 ‘죽은 병아리’의 이야기를 표현할 예정. 더 스튜디오HBC는 크지 않은 규모에도 본연의 기능에 충실하여 다양한 공연을 품고, 또 흡수해 왔다. 이 공간에서 퍼포머는 어떤 이야기를 그려냈을까. 공간과 그들의 움직임이 어우러지며 만들어낼 작은 우주를 기대하게 한다. 꼿꼿한 자세로 세밀하게 예술인을 들여다보고 소개해 온 ‘풍류회(Wind&Flow Society)’가 더 스튜디오 HBC에서 선보이는 공연인 만큼 기대해 봐도 좋을 것.
외부의 자극보다 안에서부터 차오르는 정갈한 마음에 귀 기울이고 싶다면, 26일 해방촌을 찾아보자. 서소행의 즉흥 움직임을 보며 우리의 몸과 세상과의 호응을 되짚어볼 수 있을 테다.
일시 │ 2024. 12. 26 (목) PM 8:00
장소 │ 더 스튜디오 HBC (서울 용산구 신흥로7길 1 B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