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종 범죄를 저질러 교도소에 수감된 경험이 있는, 소위 ‘스트리트 크레디트’를 쌓은 래퍼를 보는 일은 어렵지 않다. 그러나 교도소 출신의 사진작가라면? 도나토 디 카밀로(Donato Di Camillo)는 래퍼는 아니지만, 잦은 징역으로 여느 래퍼 못지않은 스트리트 크레디트를 쌓았다. 그의 부모는 이탈리아 이민자 출신의 가난한 부두 노동자였고, 카밀로의 유년기 그 주변엔 범죄가 들끓었다. 12살 때 자동차 라디오를 훔쳐서 처음 체포된 일이 그 범죄의 시작, 종국엔 뉴욕 마피아 조직에 가담하며 빠른 속도로 범죄의 세계에 빠져들었다. 거친 이미지와는 어울리지 않게 카밀로는 집안의 낡은 폴라로이드 카메라로 몰래 가족을 촬영하는 일을 즐겼는데, 그때까지만 해도 자신이 사진작가가 될 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그리고 2006년, 카밀로의 인생에 큰 변화를 가져다줄 전환점을 맞이한다. 뉴욕의 마피아 콜롬보 패밀리 사건에 연루되어 2년의 가택연금과 3년의 감옥살이를 선고받게 된 것. 카밀로는 당시 체포된 일을 회고하며 자신의 인생에서 가장 좋은 일이었다고 말한다. 그는 갇혀있는 시간 동안 자신이 누군지 끊임없이 생각했고, 2011년 6월 출소와 동시에 사진작가로서 커리어를 쌓기 시작했다. 그 출발점은 자신의 고향 브루클린의 일상을 담아내는 일이었고, 가족을 놀리기 위해 익혔던 ‘사진 매복술’은 촬영하기 더할 나위 없이 좋은 기술이 되었다.
모든 사진 기술을 수많은 책과 잡지로 독학하며 현대 뉴욕 사회와 그 변두리에 있는 인물을 촬영, 그가 보여주는 작품 세계는 자연스러움을 최우선으로 한다. 여러 곳의 법정을 떠돌던 범죄자에서 사진작가로 변신한 그 인생만큼 그 사진 역시 변화무쌍하다. 그의 공식 웹사이트, 텀블러 계정을 통하면 더욱 많은 사진을 만나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