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즈 야스지로 아카이브 특별전 @서울아트시네마

세계 최초로 영화 저널리즘 부문에서 퓰리처상을 수상한 로저 에버트(Roger Ebert)는 ‘오즈를 사랑하지 않고 영화를 사랑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오즈 야스지로(Yasujiro Ozu)의 영화는 가장 일본적인 영화 미학을 구축했다는 평을 받는다. 인과 관계가 분명한 서사를 지닌 할리우드의 작법과 달리, 오즈의 작품은 성장, 취직, 결혼 등 ‘일상의 범례’를 그려내는 데 주력한다. 특히 ‘가족’이라는 핵심적인 모티브는 오즈의 작품에서 결코 분리될 수 없는데, 가족관계의 해체를 통해 그 의미를 전달하고, 나아가 인간의 근원적인 비애를 말하는 데 도달한다.

오즈는 보통의 시선보다 낮은 위치에 카메라를 고정하는 방식을 고집했는데 이를 ‘다다미 쇼트’라 부른다. 할리우드 영화의 기본인 180도 기법을 무시하며 늘 지면에 근접한 상태에서 대상을 촬영했다. 정적인 화면의 연속, 그 안에서의 인물의 움직임과 사건, 배우들 간의 시선 불일치, 스크린 밖의 공간을 끊임없이 환기하는 방식이 오즈의 영화 화법이다. 많은 사람이 플롯을 배제하거나 배우들의 연기를 억제할 때 ‘오즈답다’라고 표현한다. 그러나 일본의 평론가 하스미 시게히코는 그들이 사용하는 언어는 부정과 결핍의 언어라고 지적한다. 오즈 야스지로의 영화는 결핍과 부정보다는 긍정으로 충만하다는 것이다. 하스미는 오즈다운 것에서 벗어나 오즈의 영화를 제대로 볼 것을 제안한다.

오즈의 영화는 전부가 마치 한 편의 영화인 것처럼 작품 속 인물은 언제나 닮았고, 끊임없이 이어진다. 그러나 구도와 관계의 반복성 사이에서 차이를 만들어내는 것이 오즈의 이름 앞에 ‘위대한’이라는 수식어가 붙는 이유다. 오즈는 우리가 삶에서 직면하는 근본적인 투쟁, 즉 출생과 죽음의 순환을 통해 일상성을 보여준다. 그렇게 함으로써 오즈의 작품은 영화라는 외연을 넘어 관객이 영화 속 일부로 스며들게 한다.

이번 특별전에서는 2018년 1월 10일(수) ~ 28(일)까지 오즈의 첫 컬러 영화 “피안화”, 그의 유작 “꽁치의 맛”, 여러 평론가가 영화사에 남을 10대 영화로 꼽는 “동경이야기” 등 총 8편이 상영된다. 이영재 평론가, 영화 “우리들”로 세계 영화제를 휩쓴 윤가은 감독이 영화 상영 후 시네토크를, 김성욱 프로그램 디렉터가 여섯 번의 영화 해설을 진행한다. 자세한 사항은 서울 아트 시네마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서울 아트 시네마 공식 웹사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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