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브루클린의 전설적인 스팟, 엠파이어 롤러스케이트 센터(Empire Roller Skate Center)는 1941년 첫 개장 이후 60년간의 긴 시간 많은 이에게 잊을 수 없는 추억을 선사했다. 한참 위의 세대에게 말로만 전해 듣던 ‘로라장’, 과거 70, 80년대를 묘사한 영화나 드라마에서 슬쩍슬쩍 비추던 롤러스케이트장의 이미지, 심지어 그 시초격인 엠파이어 롤러스케이트 센터의 영광스러운 전성기는 어떤 모습이었을까.
브루클린 크라운 하이츠 깊숙한 곳에 자리 잡은 엠파이어 롤러스케이트 센터는 그 방대한 규모만큼이나 무수한 세대를 거치며, 롤러스케이팅의 위상을 드높였다. 1970년대에 이르러 DJ 부스가 더해진 후 나이트클럽의 업 템포 댄스가 홀에 울려 퍼지기 시작했고, 이는 ‘롤러 디스코’라는 이름으로 새로운 열풍을 일으켰다.
엠파이어 롤러스케이트 센터는 이후 80년까지 언론의 주목을 받았는데, 그 2월 포브스(Forbes) 잡지는 브루클린을 중심으로 활동하던 사진작가 패트릭 D. 파그나노(Patrick D. Pagnano)에게 엠파이어 롤러스케이트 센터의 촬영을 부탁, 시대를 풍미한 역사적인 장소를 기록했다.
그 전성기만큼 많은 인원이 롤러스케이트를 타지는 않았지만, 한껏 멋을 뽐낸 다양한 인종이 섞여 음악과 함께 롤러스케이트를 즐기는 모습은 영상이 아니더라도 그 역동성이 충분히 느껴진다. 파그나노는 1970, 80년의 뉴욕은 날카로운 도시였지만, 그 속에 위대한 인류가 있었다고 말하며, 당시의 분위기를 회상한다. 다시는 만나볼 수 없는 공간, 음악과 함께 도시의 한구석을 유영하던 이들을 감상하며, 그때의 분위기를 간접적으로나마 느껴보자. 현대사의 새로운 장면을 기록한 파그나노의 사진은 뉴욕의 벤루비 갤러리(Benrubi Gallery)에서 1월부터 5월까지 전시한다고 하니 여건이 된다면 방문해보는 것도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