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 VISLA에서 소개한 20년간 하루도 빠짐없이 찍은 셀카를 찍은 남자를 기억하는가. 이번에 소개할 포토그래퍼는 무려 40년간 매일 전신 사진을 찍은 여자 낸시 플로이드(Nancy Floyd)다. 최근 그녀의 아카이브를 모은 서적 ‘Weathering Time’는 ICP와 고스트 북스(GOST Books)가 함께한 제 1회 포토 북 어워드에서 첫 수상의 영광을 얻었다.
사실 1982년 처음 프로젝트에 돌입할 때 낸시는 20년을 목표로 촬영을 시작했으나 목표를 이룬 후, 프로젝트가 일평생 가져가야 할 자신과의 약속이라고 여기게 되면서 이를 40년으로 연장하기로 한다. 쉽지 않아 보이는 결정이지만 본인이 밝히기로는 근 4년을 제외한 36년간의 사진이 디지털 카메라가 아닌 필름 카메라로 촬영했기에 쌓인 필름을 1년 단위로 인화했고 그 덕에 촬영에 대한 큰 강박 없이 프로젝트에 임할 수 있었다고 한다. 그래서일까. 처음 촬영을 시작했을 당시의 사진을 보면 젊고 야심 찬 예술가의 포부를 느낄 수 있는 반면에 그 후반부에는 촬영이 하나의 일상으로 자리 잡은 듯한 자연스럽고 편안한 분위기의 사진이 주를 이룬다.
노화가 진행되는 과정뿐 아니라 계속해서 변화하는 패션과 헤어스타일 그리고 촬영한 배경을 살펴보는 것이 작품의 주요 관전 포인트다. 그녀 또한 40년간 매일 촬영하다 보니 간혹 기억나지 않는 순간들도 있지만 자신의 사소한 취향이나 심경 변화를 느낄 수 있는 배경을 확대해서 보는 데 재미를 느낀다고 한다. 혼자 때로는 가까운 친구 또는 가족과 함께, 당시 가장 친숙한 배경에서 촬영한 낸시의 사진들은 40년에 달하는 기간 동안 기록되면서 작게는 일상, 크게는 삶을 함축하고 있다. 남는 건 사진뿐이라고 하지 않던가. 그녀의 프로젝트에서 영감을 얻었다면 오늘을 기억할 한 장의 전신사진을 찍어보자.
이미지 출처| GOST Book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