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본은 거들 뿐, Kenta Cobayashi의 뒤틀린 사진들

고바야시 겐타(Kenta Cobayashi)에게 원본 이미지는 큰 의미가 없는 듯하다. 그는 사진의 원본 이미지를 해체하고 뒤틀고, 확대하며 일그러뜨린다. 켄타는 촬영한 원본 이미지를 이미지 편집 프로그램으로 편집하고, 프린터기로 인화해 디지털과 아날로그가 뒤섞인 이미지를 만들어낸다.

작가가 많이 사용하는 편집 방식은 포토샵의 ‘스머지 툴’. 그는 사진의 표면을 마우스로 드래그하며 마치 붓질을 한 것 같은 마우스 자국을 남긴다. 어떻게 조작할지 미리 생각하지 않는다. 사진을 조작해보고, 브러쉬를 따라 흥미로운 모양이 만들어진다면 그걸로 됐다는 것. 켄타는 자신의 작업 방식에 “계획은 없다”라며, “만약 작업을 망치더라도 지우고 다시 시작하면 그만이다”라고 말한다. 관객은 사진을 보며, 기묘한 영화의 한 장면 속으로 흘러 들어가는 기분이 들 것.  

대상과 재현의 관계에 집중하는 기존의 사진 작업을 떠올린다면 겐타 작업은 단순한 장난처럼 보일 것이다. 하지만 “실제 이미지보다 모니터 속 이미지를 접하는 게 익숙하다”라고 말하는 겐타에게 그가 만들어내는 모호한 이미지는 현실의 재현보다 외려 더 현실적인 것일지도 모른다.

Kenta Cobayashi 인스타그램 계정


이미지 출처 | itsnicethat

김반자
눈에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걸 쓰는 일을 할 수 있는 데까지 해보려고 고군분투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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