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최초 하와이 이주 노동자의 딸인 마리 한 유(Marie Ann Han Yoo)가 1950년대 중반 한국에 머물며 촬영한 컬러 사진을 대거 발견해 기록으로서의 가치가 조명받고 있다. 그녀가 20세일 때 촬영했던 사진들은 미국으로 돌아간 지 65년이 되는 시점, 이사를 위해 장롱을 정리하다 발견되었다고. 사진을 한 번도 배운 적 없던 그녀는 미국으로 돌아가 동아시아 역사학을 공부한 뒤 결혼 후 주부로 살면서 카메라와 사진에 대해서 까맣게 잊고 살았다고 전했다.
당시 미군 부대에서 근무하던 그녀는 PX에서 일본 페트리 필름 카메라를 25달러에 구매해 남대문 시장, 명동, 한강 곳곳과 농경지 등 1956년에서 1957년 사이 서울의 전경을 담았다. 북적이는 남대문 시장과 서울 내 대부분의 땅이 아직 농지였던 시절에 지게를 지고 걷는 청년들. 뿐만 아니라 당시 서울 유명 호텔 홍보책임자로서 이승만 전 대통령과 친분이 있던 어머니의 영향으로, 이승만 전 대통령과 영부인 프란체스카 도너의 모습과 한국 군대, 고위급 정치인들의 사진까지. 그녀의 사진에는 서울의 일상과 더불어 당시 급진적인 변화가 일고 있던 도시의 전경이 생생히 기록되어있다. 이승만 대통령을 야인시대로만 접했던 이들은 사진 속 이승만을 보고는 극중 배역이 정말 고증을 잘해냈다고 감탄할지도 모르겠다.
1세대 사진작가 한영수의 사진도 연상시키는 사진들은 컬러사진으로 구현되었다는 점에서 또 다른 가치를 지닌다. 2013년을 시작으로 최근까지 발견된 사진들은 내셔널지오그래픽과 뉴욕 한국학회에서의 전시회로 공개되기도 했다. 더 많은 사진은 현재 마리 한 유의 개인 웹사이트를 통해 만나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