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베이스의 사진가이자 화가인 윌리엄 베츠(William Betts)는 수년간 사진과 그림이 주고받는 상호작용에 대해 연구해왔다. 사진이 보편화된 현대의 이미지에 독창성을 더하고자 출력 프로세스, 즉 이미지를 가져와 ‘개체’로 만드는 방법에 더 많은 관심을 쏟았다.
실제 CCTV의 한 화면 같아 보이는 작품 ‘CCTV’는 사실 캔버스 위에 그려진 아크릴화로, 픽셀까지 그대로 드러나는 저해상도 폐쇄회로 텔레비전 CCTV의 특징을 그대로 가져왔다. 이에 더해 작품 왼쪽 구석에 그려진 날짜와 시간이 CCTV 화면의 사실감을 더한다.
‘CCTV’는 작은 점, 벌집 모양, 삼각형, 사각형 등 작은 화소로 그려낸 프로젝트 ‘Large Scale Stencils’의 일환으로, 2015년 마이애미의 윈우드 아트 디스트릭트(Wynwood Arts District)에 있는 창고 측면에서 아트 바젤(Art Basel)을 위해 수행한 프로젝트의 파생물로 시작되었다. 공예와 스트리트 아트 모두에 뿌리를 두고 있는 스텐실링 기법은 접근성이 좋고 누구든 쉽게 공감할 수 있다. 그는 스텐실 프로세스의 평등주의적 특성을 포착하며 그림을 하나의 완성된 개체로 끌어올리는 이미지를 사용한다.
윌리엄 베츠는 ‘CCTV’에 대해 “모두는 똑같은 것을 보지만 본질은 우리 각자에게 다른 것을 의미한다. 대상 또는 배경을 프레임에 담고, 시간을 표시하고, 나만의 방식으로 표현한 것”이라 설명했다. 즉 개개인의 특정 장소와 시간에 대한 기억을 각 조각에 담아내며, 이를 인생 사건 기념품으로 만든 결과물이 바로 ‘CCTV’인 것이다.
한 가지 주목할 점은 해당 작품이 줌-아웃(Zoon-out)했을 때 점묘화와 같이 더욱 선명하게 드러난다는 사실이다. 빼곡한 점과 면, 선 사이, 깜빡이는 흑과 백이 주는 정렬로 표현한 윌리엄 베츠의 ‘CCTV’를 직접 감상해 보자.
이미지 출처 | William Bet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