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은 넓고, 사람은 많다. 키와 몸무게, 생김새가 다르 듯이 우리의 행동 또한 제각각이다. 덴마크 출신의 사진작가 피터 펀치(Peter Funch)는 수많은 사람의 행동 양식을 지켜봤고, 찰나의 순간에 포착한 공통분모를 바탕으로 ‘바벨 테일즈(Babel Tales)’라는 재미있는 작품을 선보였다. 그는 뉴욕으로 발걸음을 옮겨 사람들로 붐비는 거리를 촬영했고, 한 가지 주제를 정해 하나의 사진 시리즈로 완성했다.
영화 ‘스모크(Smoke)’에서 영감을 받았다는 바벨 테일즈는 영화 속 담배가게 주인, 오기 렌이 매일 아침 같은 장소에서 사진을 촬영하는 것처럼 같은 공간에서 시시각각 달라지는 모습을 하나로 압축했다. 하품하는 사람, 빨간색 옷을 입은 사람, 사진을 찍는 사람, 자세를 취하는 사람을 하나의 화면에 모아서 보니 어떠한가. 작가가 제시한 기준은 단번에 알아볼 수 있을 만큼 간단명료하지만, 지극히 일상적인 모습이 이전에 없던 강렬함으로 다가온다. 영화와 같은 시원한 화면 대비도 작품을 더욱 재미있게 즐길 수 있는 특징 중 하나. 지금 바로 확인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