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에 열중하는 모습은 지극히 순수하다. 설령 그것이 ‘수면’일지라도. 현대인에게 침대 다음으로 많은 잠자리가 되는 곳은 어딜까? 우리가 흔히 마주하는 지하철 속의 풍경에서도 지친 육신을 쉬이는 여러 사람을 만날 수 있다. 그 장소가 세계에서 제일 바쁘게 움직이는 도시 뉴욕이라면? 포토그래퍼 다이아나 쿤스트(Diana Kunst)는 이 길고 짧은 순간을 집중적으로 포착해 하나의 아카이브를 완성했다.
도시 속의 사람, 셀 수 없이 많은 통근자, 관광객, 노숙자가 순서 없이 뒤섞인 이 유동적인 공간, 그리고 이들이 공유하는 행동은 재미있는 풍경을 만들어낸다. 이 거대한 지하 속에서 그들은 어떠한 꿈을 꾸고 있을까. 다이아나는 지하철의 수면을 빠르게 변화하는 현대 사회 속 작은 낙원이라 표현한다. 타인의 삶을 가장 가까이 볼 수 있는 장소, 지루한 일상의 피난처를 들여다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