획일적인 여성의 아름다움에 문제를 제기하는 사진작가 Yung Cheng Lin

대만의 사진작가 융챙린(Yung Cheng Lin)은 마른 여성의 신체와 최소한의 소품으로 사진을 찍는다. 서늘한 색감과 고무처럼 부자연스러운 인체는 그야말로 그로테스크(grotesque)하다. 하지만 이 사진이 왜 그렇게 보이는지는 잠시 고민할 문제. 인간의 인식은 부지불식간에 미와 추를 가려낸다. 매혹과 혐오감이 공존하는 융챙린의 사진도 마찬가지다. 작가는 무엇을 말하려고 여성의 신체를 왜곡했을까?

작가는 여성이 ‘아름다움‘을 유지하기 위해 제모를 하거나, 극한의 다이어트를 감수한다고 말한다. 그는 사회가 여성에게 강요하는 획일적인 아름다움에 문제를 제기한다. 모두가 아름답기를 원하지만, 고통과 희생이 수반되는 아름다움을 진정한 미라고 부를 수 있을까? 여성의 아름다움을 규정짓는 행위는 가학으로 이어진다. 여성성을 비틀어 표현한 융챙린의 사진을 보며 기괴함을 느꼈다면, 그간 자신 혹은 타인에게 무의식적으로 일정한 틀을 강요한 건 아닌지 생각해봐야 할 것이다.

호기심을 자극하는 혐오. 작가는 역설적인 연출로 진정한 아름다움에 관한 질문을 던진다. 융챙린의 사진은 불쾌한가?

Yung Cheng Lin 개인 플리커 계정

이찬우
사진과 글쓰기를 좋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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