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야흐로 각종 이미지와 사진이 범람하는 인스타그램의 시대다. 누구나 핸드폰에 장착한 초소형 렌즈로 손쉽게 고화질의 사진을 생산할 수 있는 시대에 ‘몰카’에 대한 주의와 경계는 자연스레 커질 수밖에 없다. 피사체가 의식하지 못하는 사이에 렌즈를 들이대는 행위는 가공되지 않은 장면을 포착할 수 있다는 이유로 ‘캔디드 포토(Candid Photo)’라는 사진 장르로 인식되고 있지만, 동시에 초상권 침해, 성추행 및 다양한 사회적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는 점도 간과할 수 없다.
올 10월 16일 출간 예정인 사진집 ‘No Cameras Allowed: My Career as an Outlaw Rock and Roll Photographer’는 말 그대로 ‘몰카’로 콘서트를 촬영한 사진들을 모은 책이다. 주인공은 미국의 포토그래퍼 줄리안 데이빗 스톤(Julian David Stone). 사진집에 담긴 프린스(Prince), 유투(U2), 데이빗 보위(David Bowie), 알.이.엠(R.E.M.), 엘비스 코스텔로(Elvis Costello) 등의 사진들은 줄리안이 18살 때부터 카메라 장비와 필름을 신체와 의복 곳곳에 숨긴 채 콘서트장에 입장해 찍은 것이라고 한다. 덕분에 그의 사진은 락앤롤 아이콘들의 가장 생생한 모습을 담아내고 있는데, 엄선된 250여 장의 사진을 담은 그의 책은 킥스타터(Kickstarter) 크라우드펀딩에서 목표금액의 150% 모금을 달성하며 현재 출간만을 남겨두고 있다.
그의 사진은 해외 사진 커뮤니티 등지에서 수많은 논란을 불러일으키는 중. 아름답고 희귀하다는 점을 부인할 이는 없겠지만, 사진들이 촬영된 방식은 보는 이에 따라 같은 사진에 다른 가치를 매기게끔 한다. ‘가장 락앤롤스러운 사진 작품’인가, 아니면 그저 ‘불법 촬영물’인가? 판단은 각자의 몫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