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들의 눈으로 우리가 살고 있는 환경을 바라보는 일은 언제나 새롭고 흥미롭다. 지상파 채널에서 방영 중인 “어서 와 한국은 처음이지?”라는 프로그램이 꾸준히 명맥을 이어가는 것 역시 바로 이런 부분 덕분일 터. 중국 광저우(Guangzhou) 출신의 일러스트레이터 보일링 맨(Boiling Man)은 최근 한국을 여행하면서 자신이 직접 보고, 체험한 순간들을 빠른 손놀림으로 종이에 담아냈다. 그가 포착한 모습들은 우리가 매일 마주치는 일상의 조각들이지만, 여행자의 시선을 통해 완전히 낯선 풍경처럼 그려진다.
각종 시각 예술 작품들을 다루는 매체 It’s Nice That과의 인터뷰에서 보일링 맨은 자신의 여행이 즉흥적으로 진행되었다고 설명했다. 본래 부산에서 진행되는 혁오의 콘서트를 관람하러 한국을 방문했지만, 이후 서울에서 일러스트레이션 페어가 열린다는 소식을 듣고는 곧장 티켓을 사서 서울을 여행했다고. 그렇게 정처 없이 거니는 모든 순간에 그는 끊임없이 무언가를 그렸다. 각 스케치의 구성을 그리기 위해 15분 정도가 소요됐고, 거칠게 그려진 스케치들은 여행 이후에 완성되었다.
그의 스케치에는 이제 한국의 상징이 되어버린 불고기와 라면, 한복뿐만 아니라 형형색색의 간판, 자판기, 삼륜 전동차 등 있는 그대로의 일상이 펼쳐져 있다. 투박한 그림체 속 숨겨진 디테일들을 관찰하다 보면 우리가 미처 발견하지 못했던 한국의 매력들을 발견할 수 있을 것. 매일 똑같은 일상에서 벗어날 새로운 시각이 필요하다면, 보일링 맨의 힘을 빌어 외국인의 마음으로 하루 여행하듯 살아보는 것은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