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 막히는 대도시, 홍콩의 면면을 지속해서 렌즈에 담아온 독일인 사진작가 마이클 울프(Michael Wolf)가 지난 4월 24일, 64세를 일기로 별세했다. 그의 홍콩 자택에서 수면 중 세상을 떠났다고, 정확한 사인은 아직 파악되지 않았다.
젊은 시절, 성공적인 포토 저널리스트로 활동하다 회의를 느끼고 순수 사진작가로 방향을 바꾼 그는 홍콩과 도쿄를 비롯한 아시아의 대도시들을 주로 촬영해왔다. 닭장 같은 고층 빌딩 속에 숨 막히듯 살아가는 도시인의 애환을 주로 담아낸 그는 세계보도사진전(World Press Photo contest) 대상 2회를 비롯한 다양한 업적을 남기며 이 시대 가장 주목할만한 사진가로 떠올랐다. 빽빽한 빌딩 숲을 평면적으로 촬영한 ‘Architecture of Density’, 100제곱미터의 공간에 살아가는 도시인들을 담아낸 ‘100×100’, 지하철로 출퇴근하는 도쿄의 직장인들을 순간 포착한 ‘Tokyo Compression’, 구글 스트릿 뷰(Google Street View)를 스크린샷하여 만든 ‘A Series of Unfortunate Event’ 등 다양한 주제로 대도시의 이미지들을 수집해온 그의 사진은 별다른 설명 없이도 익숙한 불편함을 불러일으킨다. 너무 일찍 떠난 그를 기억하며, 도시와 도시인의 삶에 회의 깊은 시선을 던진 그의 작품들을 감상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