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케이티스탄(Skateistan)이라는 단체에 대해 들어본 적 있는가? 스케이티스탄은 스케이트보드 문화를 중심으로 미술, 역사, 지리 등 종합적인 교육을 통해 열악한 환경에 처한 아이들이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도록 돕는 비영리 단체다. 설립자 올리버 페르코비치(Oliver Percovich)는 2007년, 아프가니스탄의 수도 카불에 작은 스케이트보드 학교를 세우고 5~18세의 어린 여자아이들을 대상으로 교육을 시작해 현재는 캄보디아까지 활동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여자가 오토바이를 타는 것을 금지할 정도로 아프가니스탄에서는 여성, 특히 여자아이들의 인권이 보장받기 어렵다고 한다. 올리버는 억압받는 아프가니스탄의 소녀들에게서 스케이트보드를 향한 선망 어린 눈길을 느끼고 나서 곧바로 스케이티스탄을 설립해 동료 스케이터, 사회학자들과 함께 활동을 시작했다.
사진작가 제시카 풀포드-돕슨(Jessica Fulford-Dobson)은 아프가니스탄의 어린 여성들을 중심으로 새로운 청년 문화로 성장한 스케이트보드에 주목했다. 그녀는 아프가니스탄 소녀들이 모두 스케이터가 될 수밖에 없었던 일련의 이야기에 흥미를 느꼈고, 지난 2012년, 스케이티스탄에 접촉을 시도했다. 스케이티스탄의 허락을 받고 교육 프로그램에 참여한 제시카는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아프가니스탄의 소녀들은 국가가 보장하지 못한 인권 피해자가 아니라 사회의 리더로서 교육받고 있었다. 스케이트보드를 들고 해맑게 웃음을 짓는, 10살이 채 안 된 소녀는 자신과 국가의 건강한 미래를 그렸다.
유구한 역사 속에서 내부 분쟁과 지역 국가와의 갈등이 끊이지 않았던 아프가니스탄은 20세기 말, 7년간의 탈레반의 통치하에서 국민의 참상과 비탄이 극에 달했다. 부정부패는 뿌리 깊게 자리 잡았고, 인권은 땅에 떨어졌다. 미국의 침공 이후 아프가니스탄은 전쟁의 잔재를 온전히 털어내지도 못한 채 계속되는 반군과의 분쟁으로 여전히 불안한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이 땅에 심은 스케이트보드라는 씨앗이 교육과 결합해 장차 한 나라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 것인지, 국가를 대신해 국가의 미래를 책임질 어린 소녀들을 길러낸 스케이티스탄이 훗날 아프가니스탄의 여성, 나아가 국제 인권 신장의 새 길을 열 수 있을지 기대케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