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클럽을 다니다 보면 한 번쯤은 보았을 아저씨, 인스타그램 아이디 @whoiscodance를 사용하는 그는 주말마다 서울 곳곳을 누비며, 로컬 디제이들의 영상을 인스타그램에 기록한다. 자신의 인스타그램은 디제이를 리스펙트하기 위한 공간이며 파티에서 벌어진 즐거운 순간을 남기기 위함이라는 레이브 파파, 조원희에게 몇 가지 질문을 던졌다.
많은 클러버가 조원희가 오는 이벤트는 대박이 난다고 한다. 당신의 정체는?
나는 그냥 춤추는 걸 좋아하는 아재다. 내가 가는 파티가 잘되는 게 아니라 잘될 거 같은 파티를 골라 간다. 무조건 그날 최고의 베뉴에 간다는 생각으로 이것저것 면밀히 따져서 파티에 간다. 아무리 유명한 디제이가 음악을 틀어도 만족스럽지 않으면 잘 안 가게 된다. 파티에 가서 재미없게 놀고 오면 내 입장에서는 그만한 스트레스가 없다. 파티 흐름에 방해되지 않는 선에서 최대한 재미있게 놀고 오자는 생각이다.
어떤 계기로 언더그라운드 신(Scene)에 깊이 빠져들게 됐는지?
딱히 언더그라운드와 메이저를 구분하지 않는다. 그저 춤출 수 있는 음악이 나오는 곳, 나이가 많아도 입장할 수 있는 곳에 가서 즐길 뿐이다. 다만 한 베뉴에 정착하면 금방 질려서 여러 곳을 돌아다니다 보니 그렇게 보였을 수도 있을 것 같다.
주말마다 쉬지 않고 클럽에 가는 것 같은데 어떤 기준으로 그날의 파티나 베뉴를 정하는지 궁금하다. 그리고 가장 기억에 남는 파티 또는 페스티벌이 있다면 무엇인가?
우선 내가 좋아하는 디제이의 일정을 확인한다. 누가 어디서 음악을 트는지 디제이와 베뉴 측의 일정을 모두 확인한다. 그러다 보면 느낌이 오는 파티가 있다. 기억에 남는 파티는 너무나도 많다. 굉장히 좋은 파티를 한 달에 한 번꼴로 만난다. 워낙 로컬 디제이들의 셀렉션이 뛰어나기 때문이다. 그중에서도 하나를 고르자면, 베뉴(Venue)에서 열린 조 클러셀(Joe Claussell)의 공연이었다. 여담이지만 그 이후로 이 디제이의 롱 셋은 잘 못 본다. 그날, 너무나도 재밌어서 한 번도 쉬지 않고 논 기억이 있다.
요즘 지켜보는 디제이나, 크루, 파티가 있다면?
키노키노(Kino Kno). 처음에는 스타일이 좋은 디제이라고만 생각했는데, 스타일만큼 플레이할 때의 감정선도 매우 좋았다. 스토브(Stobe), 인 뎁스(In Depth) 크루나 에어 하우스(Air House) 팀도 좋아한다.
아무래도 한국에서는 클럽이나 페스티벌은 젊은 사람들이 가는 곳이라는 선입견이 있을 것 같은데 춤추면서 다른 이들의 시선을 느끼는지, 혹시 그 시선이 불편하지는 않은지 궁금하다.
속된 말로 ‘여꼬 클럽’에는 입장할 수 없는 나이라 어차피 내가 가는 파티에서는 따가운 시선을 받을 일은 드물다. 처음에는 ‘저 아저씨 대체 뭐야’라는 시선을 보내는 분들도 나중에는 웃으면서 같이 춤추고 논다.
마지막으로 인스타그램 계정이 @whoiscodance인데, 어떤 특별한 의미가 담겨 있는지?
‘codance’의 ‘co’는 코오퍼레이션이라는 뜻이다. 따라서 ‘누군가 춤출 수 있게 돕는다’는 개인적인 의미를 담았다.
진행 / 글 │ 문이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