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년보다 일찍이 들려온 장마 소식에 벌써부터 이곳저곳이 바쁘다. 우리라고 다르겠는가? 모기, 파리를 비롯한 온갖 잡벌레들과의 불쾌한 전쟁을 치를 준비를 해야 할 때가 마침내 온 것이다. 두 손바닥을 힘껏 부딪혀 짓이기는 것은 물론이요, 화학 약품을 뿌려대거나 급기야는 전기 충격까지. 손톱만 한 하찮은 존재에게 사형 선고를 내리는 법도 비약적인 발전을 이뤄왔다. 하지만 예수가 재림이라도 한 듯 이 모두를 어여삐 여겨 적과의 달콤한 동침 택한 이가 있으니, 자연과 기계적 시스템 사이의 생성적 상호작용을 탐구하는 설치 예술가 데이비드 보웬(David Bowen)이 바로 그 주인공.
한 무리의 파리 떼와 컴퓨터 키보드의 괴이한 동거를 콘셉트로 하는 보웬의 작품 ‘fly tweet’은 여름밤 우리를 성가시게 하는 파리의 메시지를 트위터로 받아 볼 수 있는 획기적인 설치 예술품이다. 아크릴 구 안을 날아다니는 파리 떼의 움직임을 실시간으로 분석하고 키보드의 특정 키가 파리의 움직임에 의해 실행되게 되면 문자가 텍스트 상자 안에 쓰이게 되는데, 이 텍스트가 140자에 도달하거나 ‘Enter’ 키에 해당하는 파리의 움직임이 포착되면 라이브로 트위터 포스팅이 진행되는 것이다. “?>MNBVCXZ”, “Kgggg“““““`sssssssssssssss2222222222222229u7aaaaaaaaaaaaaaaaaaaaaaki—9-9-9-9-9-9-9-9-9—–oooooqq55555575755559999999999999999999.9.”, “]]]]]]]]]]]]]]]]]]]]]]]]]]]]]]]]]=========]]]]]]]]]]]]]]]]]]]]]]]’2226666666666666666666666655nnnmlpo===g3333333333333333333333333ioo]]]]]]” 문법도, 형식도 없는 파리의 메시지는 마치 이들의 자유로운 비행을 온전히 품은 것만 같다.
외계에서 보낸 듯한 이들의 메시지를 우리가 해석할 가능성은 추호도 없겠지만, 영상 속 언어를 해석해 본다면 파리와의 불편한 공존에 대한 일말의 가능성을 꿈꿀 수도 있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