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에 보이는 사진은 제임스 웹 우주 망원경(JWST)이 포착한 태양에서 가장 가까운 별 이자, 우리에게서 4.2광년 떨어진 프록시마 켄타우리다”라고 트윗을 남긴 프랑스의 저명한 물리학자 에티엔 클렝(Etienne Klein)이 사과문을 올렸다. “내 장난으로 충격을 받은 분들께 미안하다”라며. 실제로 저 사진은 스페인산 소시지의 단면이었기 때문이다.
팔로워들은 참지 않았다. 진짜와 가짜 뉴스가 혼잡한 과학계에서 미디어 리터러시(Literacy)를 숙고해야 하는 대중에게 공신력 있는 학자로서 무책임한 행위였음을 비판했다. 당연히 웃지도 않았다. 에티엔 클렝이 본래 의도했던 ‘과학자의 농담(a scientist’s joke)’은 “소시지와 다르게 맛이 없다”라며 씨알도 먹히지 않았다.
하지만 교훈이라고 해야 할까. 저서 ‘시간은 존재하는가’, ‘물질의 비밀’ 등을 펴내고 프랑스 원자력위원회 위원장을 지내고 있는 클렝 박사의 트윗을 여과 없이 흡수했던, 그래서 “저 부분에서 흑점이 폭발하고 있구나!” 혹은 “이 별을 중심으로 공전하는 행성에도 물이 있을까?” 등의 견해를 밝혔던 사용자들이 정보에 맞서 의심하고, 사고하며, 질문해야 함을 자각했으니 말이다.
지난 8월 4일 사과문을 올렸지만 현재까지도 트위터러의 반응은 조롱뿐이다. “우주가 정말 무한하다면 어딘가에는 소시지로 이루어진 별이 실존할 수도 있다”부터 “과학자가 유머감각이 없다는 것만은 진짜다”, “이달의 트롤 짓” 등의 멘션이 이어지고 있다.
흠칫 놀랍기도 하다. 저 붉디붉은 소시지가 그토록 별을 닮았다는 사실이. 별이라 생각하고 보면 별로 보인다는 사실이. 한 편의 이미지가 우주를 설득했다는 사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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