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방구에서 파는 괴담 모음집에서 나올 법한 이야기처럼 들리겠지만, 자넷 잭슨(Janet Jackson)이 1989년에 발표한 “Rhythm Nation”을 재생하면 일부 컴퓨터 시스템이 충돌한다. 지난달 한 마이크로소프트 엔지니어가 쓴 블로그에 의하면 제조사를 불문하고 하드디스크에서 일정한 주파수가 발생하면서 이런 현상이 일어난다고 설명했다.
잭슨의 히트곡이 울리면 컴퓨터에 뇌정지가 오는 이유로 공명현상이 거론된다. 모든 물체는 고유한 진동주기가 있는데, 이런 특정한 진동주기를 지닌 물체가 외부에서 같은 진동주기를 지속적으로 받으면 진폭과 에너지가 크게 증폭하는 현상이다. 유사한 사례로 2011년에 강변 테크노마트는 건물의 고유 진동주기와 우연히 일치한 태보 뜀박질로 건물이 흔들린 사건이 있다. 문과를 위해 이해하기 쉽게 설명하자면 자연적 주파수를 공유하는 다크 템플러 둘이 합쳐져 다크 아콘이 되는 현상이랄까.
5400 RPM 하드디스크가 탑재된 컴퓨터의 경우 “Rhythm Nation”과 같은 진동주기를 공유한다. 몇몇 최신 컴퓨터는 커스텀 EQ를 통해 그 음역대를 거르는 기능이 탑재됐지만 그런 여유가 없는 컴퓨터와 구형 모델들은 처참하게 당하게 된다. 미국의 한 기술협회는 사이버 범죄를 우려해 잭슨의 노래를 사이버 위험으로까지 분류했다.
최근에 호주의 한 라디오 방송에서 직접 “Rhythm Nation”으로 컴퓨터를 자폭하는 영상을 자넷 잭슨이 인스타그램에 직접 공유하면서 더 많은 이들이 노래의 마성의 힘을 직접 시험해보고 있다. 물론, 한때 빌보드 2위까지 올라갔던 잭슨의 대표곡 중 하나인 “Rhythm Nation”도 재조명받고 있다. 독자들도 잭슨의 명곡을 들어볼 겸, 주변에 있는 컴퓨터 하나 날린다는 생각으로 “Rhythm Nation”을 들어보는 건 어떨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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