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대주의는 아니지만, 유럽은 확실히 결이 다르다. 얼마 전부터 유럽에서 포착된 트리피한 약국 간판에다가 테크노 음악을 입힌 영상들이 각종 SNS를 통해 공유되고 있다. 서유럽에서 자주 보는 초록색 약국 전광판으로 살린 디테일은 절로 감탄을 자아내고, 그래픽 디자이너가 서울 클럽 쉘터를 위해 만들었다가 약국 간판에 쓴 건지 의심스러울 정도로 그래픽이 테크노와 끝내주게 어우러진다. 테크노와 약 빤 약국 전광판 그래픽의 조화를 탐색하는 이 트렌드에 #TechnoPharmacy라는 이름이 붙여졌고, 이를 기록하는 트위터 계정 @Signs_w_Techno가 테크노 팬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테크노 약국은 지난 7월 21일 @thewollium라는 틱톡 유저가 프랑스의 한 약국 전광판과 아멜리 렌스(Amelie Lens)의 “Stay With Me”를 융합하면서 시작했다. 이 틱톡은 한 달 만에 조회수가 백만을 넘기고, #techno와 #pharmacy 태그를 건 영상들을 장려했다. 프랑스와 스페인을 집중적으로 목격담이 나오며, 평소에도 무명 그래픽 디자이너들의 미친 노고에 감탄한 이들을 필두로 이런 약국 전광판 영상들이 주목받기 시작했다. 그러자 8월 초부터 무명 그래픽 디자이너들이 만든 약국 간판들에다 테크노 곡을 입히는 영상들이 꾸준히 속출하면서 테크노 약국이란 밈이 기반을 다졌다.
@tinecka라는 유저가 벤덱스(Vendex)의 “Sanguine Fountain”를 넣은 영상이 2주 만에 조회수 5백만 명을 넘기고 트랙스(Trax) 매거진에서 영상을 공유하면서 #TechnoPharmacy는 본격적으로 한 밈으로서 정형화된 형식을 갖추게 되었다.
@Signs_w_Techno 계정은 만들어진 지 2주 만에 3천 명이 넘는 팔로워를 끌었다. 현재 영상 제보를 받고 있으니, 조만간 약국에 갈 일이 있다면 전광판을 눈 여겨보기를 권한다. 고리타분하다고 생각했던 약국 간판의 테크노 급발진이 궁금하다면 Signs with Techno 혹은 #TechnoPharmacy를 찾아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