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과 컴퓨터의 체스 대결에서 인간이 백기를 든 지 벌써 십수 년이 흘렀다. 한국 바둑 기사 이세돌은 인공지능 컴퓨터 알파고와의 세기의 대국을 며칠 앞두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세돌의 승리를 점치고 있지만, 바둑에서도 인간이 컴퓨터에 무릎 꿇을 날이 머지않았다는 게 일반적인 예측이다. 그러나 절대 범접할 수 없다고 믿었던 예술 영역에까지 컴퓨터가 침투했다면 당신은 믿을 수 있는가?
구글(Google)의 인공지능은 이제 직접 예술 작품을 만들어내는 수준까지 도달했다ㅡ그것을 예술 작품이라고 불러야 할지는 의문이지만ㅡ. 구글 천재 엔지니어들이 만들어낸 인공신경망은 컴퓨터에 상상력을 부여했다. 섬뜩하리만치 똑똑한 인공지능은 나무에서 빌딩을 만들어내고, 나뭇잎에서 새를 떠올린다. 물론, 상상이 아닌 첨예한 알고리즘에서 비롯된 패턴이지만, 인공신경망은 인간의 뇌와 큰 차이가 없어 보인다. 구글은 이러한 ‘딥 드림(Deep Dream)’ 테크놀로지의 차원을 계속 끌어올리는 중이다. 마치 꿈에서 상상한 이미지를 직접 구현한 듯한 이 기술은 여러 아티스트의 손에 의해 새로운 작품으로 만들어지고 있다.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모를 일. 이 컴퓨터는 게걸스럽게 학습한 정보를 바탕으로 새로운 작품을 무한정 만들어낼 수 있다. 지난주, 딥 드림 코드 아트 옥션이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렸다. 엔지니어를 포함한 다수 아티스트가 이 코드를 활용해서 완성한 작품을 경매에 내놓았다. 가장 비싼 작품은 8,000달러에 팔렸다고 한다. 언젠가 이 기술이 상용화되는 날이 온다면? 각자의 입맛에 맞춰 코드를 변형하고, 유형화시켜서 ‘반 고흐 코드’, ‘피카소 코드’와 같은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 것도 가능할 법하다. 그때가 되면 현대예술은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게 될 것. 우선 이 고철 덩어리가 만든 그림이나 감상해보자. 딥 드림이 궁금하다면 하단에 첨부한 링크를 클릭해볼 것. 이미지 하나만 올려 놓으면 이 녀석이 대신 꿈 속으로 데려가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