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 게임과 도검류, 로봇 장난감이나 플라스틱 칼자루 따위를 가지고 놀며 자란 남성들이라면 괜스레 멋지다고 생각할 만한 두 가지 콘텐츠. 이걸로 구독자 약 36,000명을 보유한 유튜브 채널이 있다. 남의 눈을 의식하는 습관이 만연한 한국에서는 콤플렉스를 가질법한 외모를 지닌 빌리케이(BBILLY K)가 그 주인공이다. 국내에서는 보기 힘든, 미대륙의 거대마트에서 매일 밤, 코카콜라 2.25l 페트병을 카트에 담고 있을 법한 몸매를 지닌 빌리케이. 그는 페트병에 물을 가득 담은 뒤, 도검으로 단칼에 썰어내는데 육중한 몸에서 나오는 의외의 날렵한 칼질은 이제껏 접해보지 못한 낯선 분위기를 자아낸다.
페트병이 제법 잘 베어졌을 때 짓는 기고만장한 표정은 검술의 달인이 따로 없다. 사실, 이 칼이 무슨 칼인지 관심이 가기보다는 매 영상 성장하는 그의 검술 실력과 검과 하나 되는 듯한 애티튜드에 빠져들게 된다. 그는 각종 도검을 인터넷에서 구매하는데, 일본도부터 시작해 중세 배경의 게임에나 나올법한 검까지. 역시나 미국은 덕후가 살아가기에 축복받은 국가임이 틀림없어 보인다.
한적한 산골짜기 동네에서 마을 사람들의 눈치를 슬쩍 슬쩍 보며 날렵한 검술을 구사하는 빌리케이를 지금 유튜브에서 체크해보자. ‘먹방’, ‘겜방’으로 수십만의 구독자를 얻는 국내 인터넷 방송의 한정된 콘텐츠를 자각하며 1인 미디어가 보여줄 수 있는 콘텐츠의 다양성에 관해 생각해보자.
그의 팬이 선물한 일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