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 패션과 만화 캐릭터들의 만남은 이제 전혀 새로울 게 없는 시도. 마크 제이콥스(Marc Jacobs), 구찌(Gucci), 제레미 스캇(Jeremy Scott) 등의 브랜드들이 미키마우스(Mickey Mouse)와 심슨(The Simpsons) 같은 캐릭터들을 런웨이로 불러오면서 이는 한때 패션계의 주요한 트렌드 중 하나로 자리 잡기도 했다.
최근, 럭셔리 브랜드 코치(Coach)가 영화 “블랙 팬서(Black Panther)”로 일약 스타덤에 오른 배우 마이클 B.조던(Michael B. Jordan)과의 협업 캡슐 컬렉션에서 이와 같은 트렌드를 한 단계 더 진화한 방향으로 선보여 새로운 대중의 관심을 받고 있다. 평소 일본 만화의 팬이었다는 마이클의 취향을 십분 반영한 이번 컬렉션은 만화 “나루토(Naruto)”에서 영감을 받은 것.
MA-1 재킷, 유틸리티 팬츠, 백팩 등의 제품에 ‘사륜안’과 ‘나뭇잎 마을’을 연상케 하는 패턴이 새겨져 영감의 출처를 명확히 나타낸다. 또한 코치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스튜어트 베버스(Stuart Vevers)는 만화 속 캐릭터들의 의상을 현실로 불러내는 동시에 탈부착 가능한 소매 등 다양한 디테일을 추가해 브랜드의 명성과 퀄리티를 증명했다. 컬렉션 필름 역시 영화 “블랙 팬서”의 촬영 감독 레이첼 모리슨(Rachel Morrison)이 맡아 원작 만화 같은 비주얼을 완성했다.
아이러니하게도 만화 속 콘셉트를 지나치게 훌륭히 재현한 덕분에 오히려 착용이 망설여질 것 같지만, 그럼에도 예상치 못한 두 브랜드의 만남은 충분히 흥미롭다. 더욱더 새로운 시도를 거듭하는 하이 패션 브랜드의 행보가 시장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 것인지, 이들의 변신을 관심을 가지고 지켜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