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로 25주년을 맞이한 일본 패션 브랜드 ‘더블탭스(WTAPS)’가 최근 43번째 컬렉션을 발표하였다. 브랜드를 전개한 긴 시간 동안 일관된 톤을 유지해온 더블탭스이기에 큰 변화가 없는 컬렉션으로 느껴질 수도 있지만, 컬렉션과 함께 발표한 피처와 영상을 살펴보면 중요한 변화점을 드러낸다.
그들은 이미 20AW 시즌에 발표한 피처 ‘New Normal‘에서 COVID-19 시대에 생존을 위한 변화의 필요성 언급과 함께 카탈로그와 같은 아날로그 컨텐츠를 축소하고 디지털 컨텐츠를 강화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이러한 방향성에 맞추어 올해 SS 시즌 동안에는 ‘DROP OFF‘라는 영상 시리즈를 업데이트했는데, 7개의 비디오로 구성된 ‘DROP OFF’는 디렉터인 ‘니시야마 테츠(이하 TET)’가 브랜드를 전개한 시점의 더블탭스에 대한 철학과 그 시절 우라하라의 회고를 담은 시리즈다.
지난 시즌의 ‘DROP OFF’가 25주년의 회고를 담은 컨텐츠라면, 이번 시즌의 주요 키워드는 ‘미래’. 먼저 AW 시즌과 함께 발표한 피처 ‘The Future is Unwritten‘은 변화의 격동 속에서 브랜드가 무엇을 지켜야 하는지, 무엇을 변화해야 하는지에 대해 고민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시대의 변화에 따라 무조건 순응한다면 기존 브랜드의 색깔을 잃어버릴 수 있고, 변화에 대처하지 않는다면 도태될 수 있기에 디렉터로서 고민은 깊어질 수밖에.
이러한 고민의 첫 번째 답변으로 TET은 환경보호를 제시한다. COVID-19시대와 함께 다양한 분야에서 ‘지속 가능성’을 화두로 환경에 대한 책임이 요구되고 있다. AW 시즌 오픈 후 순차적으로 공개한 영상 ‘WgEN‘을 통해 의류와 환경에 관한 견해를 밝히는데, 90년대 중반 시절을 회고하며 현재의 환경보호 관점이 오히려 영감의 소재로 활용될 수 있다는 점을 역설한다. 원단에 따라 다양한 실루엣을 표현할 수 있기에 자연 친화적 원단이 가져오는 핏의 차이가 새로운 더블탭스의 멋이며, 또한 과거부터 이어져 온 그래픽 요소의 활용으로 더블탭스의 정체성을 유지한다고 설명하며 피처에서 직면한 딜레마에 대한 해결책을 제시한다.
이번 컬렉션의 제품들을 살펴보면 많은 제품에서 재활용 소재의 활용을 찾아볼 수 있다. 대표적으로 TTL재킷에서는 EKO-TEX® 재활용 안감 및 충전재, EAVES 플리스 자켓에서는 재활용 플리스 안감 등. 이외에도 상당수의 제품에서 재활용 원단이 활용되었다. 또한 이번 시즌도 아키오 하세가와가 디렉팅한 룩북을 선보이는데, 이를 통해 TET이 언급한 실루엣을 확인해볼 수 있다.
피처에서 TET은 ’90년대부터 지금까지 우리는 항상 무엇이 멋있는지 고민해왔다’라고 언급한다. 이러한 점을 비추어볼 때 더블탭스의 변화점은 곧 시대에 따라 변화하는 멋의 관점이다. 25년이 지나도 여전히 시대의 흐름을 기민하게 반영하며 트렌디함을 이끌어낸 이번 시즌을 주목해보자.
이미지 출처 | WTAP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