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 로랑(Saint Laurent)의 셀러브리티 리스트는 세계적으로 이름난 현존 인물에 관한 인명사전이라 칭해도 과언이 아니다. 라미 말렉(Rami Malek)이나 알 파치노(Al Pacino)와 같은 할리우드 거물도 있지만, 때로는 대중 연예계를 넘어서 다양한 장르의 아티스트를 조명하며 생 로랑만의 미학을 펼치기도 한다.
SS23 시즌, 생 로랑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안토니 바카렐로(Anthony Vaccarello)는 일부 비평가로부터 소위 호불호가 갈린다고 평가되는 영화감독들과 함께하며 그 시야를 넓혔다. 데이비드 크로넨버그(David Cronenberg)부터 에이블 페라라(Abel Ferrara), 짐 자무쉬(Jim Jarmusch) 그리고 페드로 알모도바르(Pedro Almodóvar)까지, 총 네 명의 거장을 흑백 사진과 필름으로 담아낸 것.
캐나다 감독 크로넨버그는 작년 신작 “크라임스 오브 더 퓨처(CRIMES OF THE FUTURE)”로 다시금 큰 이목을 끌었다. 이는 2014년작 “맵 투 더 스타(Maps To The Stars)”의 차기작이자, 1999년 “엑시스텐즈(eXistenZ)” 이후로 그의 첫 오리지널 대본이었다. 한때 역겨운 B급 바디 호러라는 평을 받기도 하지만, 이후 필모그래피에서 인간의 정신적 변형, 폭력성, 섹슈얼리티, 미국 역사 비판 등 한결 성숙한 작품을 감독하며 거장의 무게를 달았다. 이외에도 박찬욱 감독의 자서전 제목 중 하나이기도 한 “비디오드롬(Videodrome)” 외 “네이키드 런치(Naked Lunch)”, “데드 링거(Dead Ringer)”, “크래시(Crash)” 등의 대표작이 있다.
한편 뉴욕의 독립영화 감독에게 상징적인 대부와도 같은 존재인 페라라는 자극적이고 논란이 되는 내용과 우울한 도시, 종교, 철학적 주제를 담아내는 감독으로 유명하다. 페라라 역시 B급에 가까운 소재와 연출을 택하며 할리우드와는 궤를 달리하는 행보를 걸었다. 페라라를 널리 알린 작품에는 “킹 뉴욕(King Of New York)”, “배드 캅”, “퓨너럴(Funeral)” 등이 있다.
국내에서 두터운 팬층을 가진 짐 자무쉬는 장르에 구애받지 않는 인디영화계를 대표하는 감독이다. “커피와 담배(Coffee And Cigarettes)”, “미스테리 트레인(Mystery Train)”, “오직 사랑하는 이들만이 살아남는다(Only Lovers Left Alive)”, “패터슨(Paterson)” 등으로 알려져 있으며, 비단 감독의 위치뿐 아니라 카메오부터 비중 있는 역할까지 연기자로서 스크린에 직접 얼굴을 비추기도 했다.
알모도바르는 멜로드라마를 통해 인간의 삶을 해부하며, 스페인 뉴웨이브의 대표적인 영화감독으로 알려져 있다. 지식인, 도덕주의자, 순결한 영화 형식주의자가 보기엔 최악의 영화로 비칠 영화만을 만들어왔다. 자살, 포르노, 기괴함, 그 이면엔 보수세력에 대한 반항과 인간의 본능적인 측면을 솔직하게 대변하고 있다. 주요 작품으로는 “신경쇠약 직전의 여자(Women On The Verge Of A Nervous Breakdown)”, “내 어머니의 모든 것(All About My Mother)” 등을 연출하며 스페인을 대표하는 감독으로 부상했다.
생 로랑 특유의 시크함과 영화계 네 거장의 무게감을 짙게 담은 “Director’s cut”을 지금 바로 함께해 보자.
Saint Laurent 공식 인스타그램 계정
이미지 출처 │ David Sim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