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F, 호러 소설의 살아있는 전설, 스티븐 킹(Stephen King)의 원작 소설을 바탕으로 한 스탠리 큐브릭 감독의 “샤이닝(The Shining)”. 1980년에 개봉한 이 영화는 잭 니콜슨(Jack Nicholson)의 광기 어린 연기와 감각적인 영상미를 과시하며 호러 영화사에 한 획을 긋는 명작으로 자리 잡았다. 그리고 개봉한지 39년이 흐른 올해, 원작자 스티븐 킹만 빼고 모든 이들이 사랑하는 이 영화의 속편이 오는 11월 국내 개봉을 앞두고 있다.
“샤이닝”의 속편 “닥터 슬립(Doctor Sleep)”은 스티븐 킹의 2013년 작 장편 소설을 바탕으로 한다. 대니 토렌스(Danny Torrance)가 어른이 되어 등장하는 이 작품은 오버룩 호텔(Overlook Hotel) 사건 이후 트라우마로 인해 고통스러워하는 대니를 중심으로 벌어지는 일련의 사건들을 다룬다. “샤이닝”이 악령 들린 호텔에서 벌어지는 일들에 초점을 맞췄다면, “닥터 슬립”의 경우 주인공 대니 토렌스와 또 다른 능력자 아브라 스톤(Abra Stone)의 샤이닝 능력이 이야기의 뼈대를 이룬다. 특수한 능력을 빼앗아가려고 하는 비밀 조직 트루 낫(True Knot)과 이에 맞서 싸우는 주인공들의 고군분투가 영화의 긴장감을 한껏 끌어올릴 예정이다.
비록 영화의 스토리는 전작과 상당히 다를 것으로 보이지만, 아직 실망하기엔 이르다. 지난 9일 공개된 최종 예고편에서 “샤이닝”을 연상시키는 장면이 여럿 포함된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 실제로 메가폰을 잡은 마이크 플래너건(Mike Flanagan) 감독은 두 영화를 연결하기 위해 큰 노력을 기울였다고 밝혔다. 넷플릭스(Netflix) 오리지널 콘텐츠 “제럴드의 게임(Gerald’s Game)”과 “힐 하우스의 유령(The Haunting of Hill House)”을 통해 실력을 인정받은 마이크 플래너건 감독은 최근 “닥터 슬립”이 R 등급을 받은 것에 대해 “원하는 상영 등급을 받았다”며 기쁜 소감을 전하기도 했다.
훌륭한 원작, 실력 있는 감독 외에도 이 영화는 베테랑 배우들을 기용해 또 한 번 기대감을 높였다. 이완 맥그리거(Ewan McGregor)가 어른이 된 대니 토렌스 역을, 레베카 퍼거슨(Rebecca Ferguson)이 트루 낫의 리더 로즈 더 햇(Rose the Hat)을 연기한다. 전작의 명성을 유지하기는 분명 쉽지 않은 일이겠지만, “샤이닝”의 팬이라면 당연히 기대할 수밖에 없을 터. 스티븐 킹의 세계로 우리를 또 한 번 초대할 “닥터 슬립”의 개봉 소식을 기다려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