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시네필들의 성지를 다룬 다큐멘터리 “Kim’s Video”, 전주국제영화제 상영

CD와 MP3의 발달로 사장되었던 LP는 바이닐 수집 붐을 통해 화려하게 부활했다. 하지만 VHS 비디오는 블루레이와 OTT의 등장 이후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다. 전미 최대 비디오 대여점 블록버스터(Blockbuster)는 오리건주에 단 한 개의 매장만을 남기고 모두 사라졌으며, 넷플릭스(Netflix)는 일찌감치 비디오 사업을 중단하고 초대형 OTT 기업으로 발돋움했다.

1986년 뉴욕 문화의 중추였던 이스트빌리지(East Village), 영화를 전공한 한 한국인이 자신의 성을 걸고 비디오 대여점을 열었다. 이름부터 직관적인 킴스 비디오(Kim’s Video and Music). 그가 주로 취급한 영화들은 한국에서 가장 뻔한 성씨를 내건 대여점의 이름과 달리 예술 영화, 고전 영화, 언더그라운드 실험 영화가 주를 이뤘다. 비디오, DVD, 35mm 필름을 전부 합하여 총 30만여 점을 수집해 온 운영자 김용만의 컬렉션은 뉴욕의 시네필과 영화인에게 입소문을 타기 시작했다.

1990년대에 들어 킴스 비디오는 뉴욕 영화의 성지가 되어 점포를 10개 이상 확장했고, 쿠엔틴 타란티노(Quentin Tarantino), 스파이크 리(Spike Lee), 밥 딜런(Bob Dylan) 등 뉴욕을 대표하는 예술가들은 킴스 비디오의 단골을 자처했다. “조커(Joker)”의 감독 토드 필립스(Todd Phillips)를 비롯한 뉴욕의 젊은 아티스트들은 킴스 비디오에서 일하며 희귀한 영화들을 대여하기도 했다.

2014년 킴스 비디오의 폐점을 다룬 작별 영상이 유튜브에 남아있다.

하지만 2014년 비디오 시장의 쇠퇴로 킴스 비디오는 마지막 지점마저 폐점했고, 소장 자료의 대부분은 이탈리아의 소도시 살레미(Salemi)에 기증되었다. 데이비드 레드먼(David Redmon), 애슐리 새이빈(Ashley Sabin) 감독의 다큐멘터리 “킴스 비디오(Kim’s Video)”는 바로 이 지점에서 출발한다. 영화는 김용만 사장이 기증한 55,000편의 비디오의 출처를 추적하며 뉴욕의 시네필 문화를 돌아본다.

이미 선댄스 영화제(Sundance Film Festival)를 통해 평단의 호평을 받은 “킴스 비디오”는 4월 27일부터 5월 6일까지 이어지는 전주국제영화제 ‘시네필 전주’ 섹션을 통해 한국 관객을 찾을 예정이다. 4월 28일, 4월 30일, 5월 5일 총 3회 상영하며, 28일과 30일에는 김용만 사장이 직접 GV에 참여할 예정이다. 자세한 내용은 전주국제영화제 홈페이지를 참조하자.

전주국제영화제 공식 사이트


이미지 출처 | 전주국제영화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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