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m Ford가 다크 코미디 영화를 제작한다

런웨이를 떠난 톰 포드(Tom Ford)가 향후 다크 코미디 영화를 제작하겠다는 거취를 밝혔다. 이는 패션계에서 은퇴한 이후 그가 택한 첫 공식 행보가 될 예정이다. 톰 포드는 지난 4월 공개한 23 FW 컬렉션을 마지막으로 35년간 몸담았던 자신의 브랜드에서 물러났고, 당시 그에 따른 파장 역시 지대했다. 퇴임 이후 그의 행방과 후임 디렉터에 대한 무성한 추측, 에스티 로더(Estee Lauder) 그룹이 톰 포드를 인수하기 위해 지불한 천문학적 금액까지. 연달아 파급되는 사건들 모두가 패션계의 빅이슈로 떠올랐으니 말이다. 이는 단연 톰 포드가 오랜 시간 특유의 세련되고 에로틱한 무드로 한 시대를 풍미했던 패션계의 명사였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그런데 한동안 소식이 잠잠했던 그가, 최근 휴식을 취하며 다크 코미디 영화 제작을 계획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해외 매체와의 인터뷰에 따르면 톰 포드는 근래 아버지와 남편, 첫 남자친구 등 가까운 이들을 잃고 어두운 지각 변동을 겪고 있다고. 현재 그는 소요되는 감정을 가라앉히기 위해 혼자만의 고요한 시간을 갖고 있는데, 이 과정이 모두 끝나고 차분한 순간이 찾아오면 천천히 다크 코미디를 집필할 것이라고 인터뷰에 전했다.

블랙 코미디라는 말로도 친숙한 ‘다크 코미디’는 어두운 주제나 소재를 조명하고 거기서 비롯되는 부조리와 아이러니를 유머로 환기하는 코미디 스타일을 일컫는다. 톰 포드가 해당 장르를 선택한 이유는 삶을 바라보는 그의 시각에서 비롯된다. 그의 말을 빌리자면 삶이란 어두운 코미디다. 인생이란 고통스럽고 부조리한 것이지만, 그렇기에 질식되지 않도록 쓴웃음을 지으며 버텨야 한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익히 알려진 사실이지만 톰 포드가 영화를 찍는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이미 2009년과 2016년에 각각 “싱글 맨(A Single Man)”과 “녹터널 애니멀스(Nocturnal Animals)”를 개봉한 전례가 있다. 특히 오스틴 라이트(Austin Wright)의 소설을 바탕으로 한 “녹터널 애니멀스”의 경우 특유의 강렬한 비주얼과 미감을 자랑하며 베니스 영화제에서 심사위원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톰 포드는 다름 아닌 이 프로젝트들이야말로 자신의 인생에서 가장 재밌었던 프로젝트였다고 밝혔다. 그가 영화감독으로서의 두 번째 커리어를 염원하는 이유다.

톰 포드의 다크 코미디 영화가 언제 제작될지는 아직 알 수 없다. 상술했듯 그는 고요한 시간을 보내며 다시 일어설 때를 기다리는 중이다. 조용히 그의 영감이 무르익길 기다려보자. 머지않아 스크린에서 스타일리시하고도 시크한 톰 포드 스타일의 코미디를 마주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Tom Ford 공식 인스타그램 계정


이미지 출처 | Tom Ford, The Hollywood Report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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