앰비언트(Ambient) 음악의 선구자이자 현대 음악의 혁신가, 브라이언 이노(Brian Eno)의 다큐멘터리 영화 “ENO”가 오는 7월 12일 영국에서 개봉한다.
지난 1월, 2024 선댄스 영화제(2024 Sundance Film Festival)에서 첫선을 보인 게리 허스트윗(Gary Hustwit) 감독의 “ENO”는 단순한 음악 다큐멘터리의 틀을 깬다. AI 기술을 활용해 상영마다 다른 버전을 선보이는 접근은 기존 영화의 선형적 구조에서 벗어나 큰 주목을 받았다.
이를 구현하기 위해 허스트윗은 디지털 아티스트 브렌단 도스(Brendan Dawes)와 협력해 ‘Brain One’이라는 독자적 시스템을 개발했다. 브라이언 이노의 이름을 재배열한 애너그램(anagram)인 이 시스템은 방대한 아카이브(archive)와 촬영된 영상을 바탕으로 매번 새로운 영화를 만들어낸다.
허스트윗은 이 접근법을 ‘모듈식’이라고 설명했다. “관객은 각기 다른 순간에 이노에 대한 서로 다른 사실을 접하게 됩니다. 그리고 스스로 이야기의 연결고리를 만들어가죠. 이런 과정은 관객을 수동적 관람자에서 능동적 편집자로 변모시키는 독특한 경험을 제공합니다”
“ENO”는 브라이언 이노의 미공개 영상과 인터뷰는 물론, 데이비드 보위(David Bowie), 유투(U2) 같은 영향력 있는 아티스트와의 협업, 그리고 마이크로소프트 윈도우 95(Microsoft Windows 95) 시작 음 제작 등 그의 다양한 작품 세계를 폭넓게 조명한다.
흥미롭게도, 이노 본인은 자신의 삶을 다룬 이 영화에 냉담한 반응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과거에 관해 이야기하는 것을 정말 좋아하지 않는다”는 그의 말처럼, 이노는 여전히 이 다큐멘터리 관람을 꺼리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ENO”는 7월 영국 개봉에 앞서 영미권 주요 도시에서 특별 상영회를 진행 중이다. 또한 6월 29일에는 세계적인 음악 축제 글래스턴베리 페스티벌 2024(Glastonbury Festival 2024) 내 필턴 팔레 영화제(Pilton Palais Film Festival)에서도 상영될 예정이다.
브라이언 이노의 혁신적인 음악처럼, 다큐멘터리 영화 “ENO”는 끊임없이 변화한다. 단순한 음악가의 일대기를 넘어, 이 작품이 보여주는 기술과 예술의 융합이 영화라는 매체에 어떤 가능성을 열어줄지 기대가 된다.
이미지 출처 | Gary Hustwit, Brendan Daw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