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이 지(Jay Z)와 스포티파이(Spotify)의 관계는 VISLA 매거진에서도 수차례 다뤄왔다. 제이 지는 2015년 음원 스트리밍 포맷 타이달(TIDAL)을 런칭하며 ‘다른 스트리밍 사이트보다 뛰어난 음질’과 ‘타이달 독점 콘텐츠’ 등을 내세웠다. 사실 많은 이가 에어팟으로 음악을 듣는 만큼 타이달의 ‘뛰어난 음질’은 체감하기 어려울 터. 그리고 독점 콘텐츠는 타이달에게 양날의 검이 되었다.
타이달은 칸예 웨스트(Kanye West)의 음반 [The Life of Pablo], 리아나(Rihanna)의 “Bitch Better Have My Money” 뮤직비디오, 다프트 펑크(Daft Punk)의 “Electroma” 영상, 자체 제작 다큐멘터리 등을 독점 공개했다. 누군가는 독점 콘텐츠를 보기 위해 타이달을 결제했지만, 대다수의 소비자는 반감을 일으켰다. 보통 ‘한 달’ 단위로 결제되는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에서 음반 한두 장, 영상 한두 개를 위해 중복 결제를 하는 것은 소비자에게 부조리하게 느껴졌기 때문이다.
결국 타이달은 백기를 들었다. 칸예 웨스트의 [The Life of Pablo]가 각종 음원사이트에 풀렸고, 비욘세(Beyoncé)와 제이 지의 협업 음반 [EVERYTHING IS LOVE]도 마찬가지로 타이달이 아닌, 다른 곳에서 들을 수 있게 됐다. 하지만 끝까지 스포티파이에 굴복하지 않은 아티스트가 있었다. 바로 제이 지 자신이다.
2017년 4월, 다른 음악가와 협업한 음반 몇 장을 제외하고 제이 지의 음악들이 스포티파이와 애플 뮤직에서 사라졌다. 이에 관해 포브스, 롤링 스톤지 등의 매체는 이 결정을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에서 타이달의 약세를 극복하기 위한 방법’이라고 분석했다.
제이 지와 타이달의 전략 분석팀의 목표가 무엇이었든 간에 이는 실패한 것으로 보인다. 2017년 당시 애플 뮤직에서 제이 지의 음원이 사라졌지만, 금세 복구됐다. 그리고 2019년, 결국 스포티파이에도 음원이 올라왔다. 12월 4일, 스포티파이는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제이 지의 생일을 축하하며 “Welcome Back to Spotify”라는 환영 인사를 남겼다.
스포티파이에 제이 지의 음원이 다시 올라온 것에 대해 제이 지의 공식 입장은 아직 없는 상태다. 하지만 시기상 제이 지의 생일에 맞춰 올라온 것을 말미암아 생각해보면, 이는 스포티파이와 제이 지의 일종의 화해라 볼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왜, 아직도 많은 이가 나스(Nas)와 제이 지가 무대 위에서 화해하는 그 장면을 기억하지 않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