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시업을 통해 전설의 협업을 성사한 DJ Bacon

런치패드(Launchpad) 퍼포머들이 등장한 2010년대 초반에 이어 요즘 매시업(Mashup)이 다시 화제인 것 같다. 화제의 근원은 오늘날 매시업 장르의 요인으로 자리 잡은 요한 일렉트릭 바흐(J.E.B)가 키치하고 코믹한 요소에 EDM 음악을 결합한 덕분. 특히나 EDM 트랙 “Hand Clap”에서 전국노래자랑 시그니처 오프닝 멘트 “전국~”으로 이어지는 매시업 트랙 “전국 Hand Clap 자랑”은 아직도 최고의 인기를 구사하고 있다.

그러한 매시업의 매력은 절묘함에 있다. 장르와 시대상이 전혀 다른 음악들이 하나의 리듬 아래 절묘하게 통일될 때의 쾌감. 또한 매시업은 사실상 음악적 유토피아 그 자체. 코드와 음악적 요소만 일치한다면 상상 속에만 존재하는 전설들의 협업을 그릴 수 있다. 일례로 각종 팝 음악을 매시업으로 엮었던 마데온(Madeon)은 전설로 남은 밴드는 물론, 팝 황제의 음악과 디바들까지 매시업을 통해 협업을 일궈낸 바 있다. 키치함을 내세운 J.E.B 역시 송해 선생님, 뚫흙송 등의 밈(meme)을 EDM, K-POP 등에 절묘하게 엮어내지 않았나. 매시업 뮤지션들, 그리고 매시업을 즐겨 듣는 청자까지 모두가 이러한 음악적 유토피아와 그에 따른 통일성이 일군 화합에 매료된 것이겠다.

호주 브리즈번의 뮤지션 디제이 베이컨(DJ Bacon) 역시 매시업만이 이룰 수 있는 음악적 이상향을 정확히 꿰고, 사라진 전설들의 음악을 매시업 트랙으로 부활시킨 뮤지션. 올드스쿨 힙합, 펑크 록 등을 듣고 자란 그는 우탱 클랜(Wu Tang Clan), 비스티 보이즈(Beastie Boys), AC/DC, RUN DMC 등의 뮤지션 트랙을 소스로 매시업 트랙을 제작, 이를 “MEGA MIX’라 명명했으며, 또한 7인치 바이닐로 발매한 바 있다.

그중 특히나 주목할 만한 음악은 [Beastie Floyd]. 지난 5월 최초 12인치 바이닐과 함께 공개된 본 앨범은 타이틀과 커버 아트에서 짐작할 수 있듯 아트록 밴드 핑크 플로이드(Pink Floyd)와 힙합 밴드 비스티 보이즈가 가상의 협업을 이룬 앨범이다. 음악은 비스티 보이즈의 브레이크 드럼을 따라 랩과 더불어 데이비드 길모어(David Gilmour)의 전설적인 블루스 기타, 핑크 플로이드 소유권으로 법정 공방을 펼친 로저 워터스(Roger Waters)의 키보드까지 합세하여 단합을 일궜다. 디제이 베이컨의 지휘 아래 장르와 시대를 초월, 또한 불화마저 내디디고 마침내 짬뽕으로 탄생한 것. 두 밴드의 절묘한 협업을 직접 확인하자.

DJ Bacon 밴드캠프 계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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