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ISLA FM 믹스 시리즈의 두 번째 믹스셋을 공개한다. 지난 2월, 40회를 마지막으로 종료된 ‘선샤인 라디오(Sunshine Radio)’ 이후 간만에 돌아온 VISLA의 믹스셋 시리즈로 다양한 스타일의 음악 믹스셋과 디제이를 소개할 예정이다.
시리즈의 두 번째 주인공은 송대섭. 그는 뉴욕에서 조각, 설치 미술 중심의 작업을 이어오다 최근 귀국했다. 스케이터이자 조각가, 건설 노동자, 예술가로 살아온 그가 녹음한 1시간 10분가량의 믹스셋 안에는 장르 구분 없이 그가 즐겨 듣는 음악들로 구성했다. 그의 취향에 와닿은 음악은 무엇인지 직접 감상하자. 송대섭과의 간략한 수다는 하단에 첨부했다.
Small Talk
1. 당신은 누구인가?
나는 송대섭이고, 송대섭이 되고 싶은 사람입니다.
2. 뉴욕에서 오랜 시간 예술 밥 먹다 한국에 돌아온 이유는 무엇인가?
뉴욕은 미친 새끼들이 많아서 좋아. 그 도시 안에 산다는 자체로 에너지도 받고 여러 가지 배울 것이 많지. 뉴욕에서 오랜 시간 일하며 어느 순간부터 흥미를 잃었어. 뉴욕이 나한테 서울처럼 느껴진 거지… 이제 서울이 나한테 뉴욕 같아. 나의 정체성이나 문화를 잘 알고 있었다고 착각하고 산 거 같아. 그래서 다시 한국에서 공부하고 싶었어. 미국인처럼 따라 하는 머리 빈 한국 놈이지 뭐.
3. 이 믹스는 어느 장소에서 어떤 방식으로 녹음했나. 해당 트랙을 선정한 기준은?
내가 즐겨 듣는 노래들을 사운드클라우드나 유튜브로 다운로드해서 에이블턴 라이브로 이어 붙이고 비트 몇 개 이어 붙여서 가볍게 만들었어. 예전부터 한 번은 만들면 재밌겠다 생각하고 있었지. 주로 좋아하는 음악은 50년대 후반 사이키델릭이나 80년대겠지. 즐겨 듣는 힙합, 실험 음악, 한국 음악 등등등. 장르는 구별 안 해. 좋은 건 좋은 거니까. 흐름을 약간 좀 생각하고 즉흥적으로 붙였어. 내가 디제이도 아니고 뭘 알겠냐.
4. 요즘 가장 흥미로운 뮤지션은 누구인가?
딱히 찾아보지는 않고, 사운드클라우드 알고리즘이 안내해주는 음악을 그냥 받아먹지. 그냥 동네 베드룸 뮤지션이 좋아, 너무 완벽하면 듣는 맛도 떨어지고 순수성도 없고 금방 질리는 듯. 오래된 친구 아티반 코리아(Ativan Corea)와 시모(Simo), 아직도 그들이 하는 것이 흥미롭지. 외부 세상 의식 안 하고 자기가 원하는 대로 지속적으로 만드는 걸 존중해. 이미 음악을 위해 몸과 마음이 빌드업된 사람들인 거 같아. 자신의 본질을 지키는 것이 요즘 쉽지 않지…
5. 최근 가장 즐겨 들은 믹스셋은 무엇인가?
난 스케이트 병신이라 역시나 NTS ‘SKATE MUZIK’ 믹스셋 시리즈를 가끔 듣지. 스케이트 비디오에서 사용했던 음악들로 채운 셋이지. 예전에는 스톤즈 스로우(Stones Throw) 소속 뮤지션 소피(Sofie)의 믹스셋을 많이 들었어. 다양한 지역의 음악들을 들을 수 있고 동네누나가 추천해주는 느낌? 테라피 같은 믹스셋이었지… 감사합니다!
6. 예술이 가장 즐거울 때는 언제인가.
모든 것이 좆같고 앞이 안 보이지만 미래의 불확실성과 환경을 포옹하고 앞으로 그냥 나아가려고 하는 찌질한 나의 모습을 작업을 통해 발견할 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