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워크 뮤지션 Kinoteki, 정규 앨범 [Faith and the Vessel] 발매

전자 음악 작곡가 키노테키(Kinoteki)가 새 정규 앨범 [Faith and the Vessel]을 지난 1월 5일, 타불라 라사(Tabula Rasa)를 통해 발매했다.

인터넷 음악 신(Scene)에서 활발히 활동 중인 뉴욕 음악가 키노테키는 2013년 폰박스(Phonebox)라는 이름으로 데뷔한 바 있으나, 2020년 키노테키 명의를 사용한 이후부터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 한동안 그는 특유의 두텁고 몽환적인 앰비언스를 바탕으로 애트모스피어릭 드럼 앤 베이스, 아웃사이더 하우스, 퓨처 개러지 등의 베이스 음악을 발표해 왔다.

2022년에 절친한 동료 켈빈(Kelbin)과 함께 발표한 앨범 [Silence Kills]의 수록곡 “The Whisper”, “The Answer”를 기점으로 그는 풋워크 작곡가로서의 면모를 보이기 시작했다. 다음 해 발표한 앨범 [Dawn of the Final Hour]에서 그는 본격적으로 풋워크와 주크 트랙들을 선보였다. 희뿌연 앰비언스, 공격적으로 반복되는 보컬 샘플, 날 선 신시사이저 멜로디 위에서 잘게 부서지는 808 드럼은 키노테키식 풋워크의 특징이 되었다. 디스토피아 같으면서도 몽환적인 풋워크라는 점에서 쿠에도(Kuedo)의 [Severant], (실제로 영향받았다고 언급한 바 있는)머신드럼(Machinedrum)의 [Room(s)]나 [Vapor City]가 연상되기도 한다. [Dawn of the Final Hour]는 음악 리뷰 사이트 스푸트니크뮤직(Spunikmusic)에서 3.8점을 받는 등 꽤 많은 주목을 받기도 했다.

이후 여러 컴필레이션 앨범에 곡을 투고하며 독자적인 풋워크 스타일을 정립해 가던 키노테키는 최근 정규 앨범 [Faith and the Vessel]을 발매했다. 가상의 디스토피아 도시 ‘베슬(The Vessel)’에서의 삶을 묘사한 이 앨범은 이전 그의 앨범들과 다르게 모든 트랙이 풋워크 리듬을 따라 흐른다. 마지막 앨범 발매 후 일 년이라는 시간 동안 좀 더 능숙해진 모습도 눈에 띈다. 드럼 패턴이 더 정교해졌으며, 곡의 구조도 더욱 역동적으로 변했다. 낮게 꿈틀거리는 우블 베이스 등 다양한 소리 샘플 또한 텅 빈 듯했던 이전의 작업들과 달리 속을 꽉 채워 준다.

여섯 번째 트랙 “Foreverfaith”가 이번 앨범을 가장 잘 표현한다고 할 수 있을 테다. 노이즈 록 뮤지션 아베나드(Avenade)와 함께 만든 이 곡은 키노테키식 풋워크로 시작하다 2분 30초를 기점으로 뜬금없이 기타 연주 샘플이 들어오며 분위기가 고조된다. 그리고 갑자기 전반과는 전혀 다른, 애수 어린 분위기의 곡이 시작된다. 아베나드가 읊조리는 멜로디가 반복되며 꿈을 꾸듯이 끝나는 이 트랙은 일관된 분위기를 유지하는 앨범 속에서도 특히 청자의 마음을 움직일 것이다.

[Faith and the Vessel]로 키노테키는 점점 음악 씬에서 찾기 힘들어지는, 풋워크 전문 뮤지션으로의 입지를 단단히 굳혔다. 일곱 트랙에 31분이라는 짧은 분량이지만 그의 스타일을 각인시키기에는 충분하다. 머신드럼 이후 몽환적인 풋워크를 갈망하고 있던 사람들이라면 키노테키의 이번 앨범을 함께 즐겨 보자.

Kinoteki 트위터 계정


이미지 출처 │ Kinoteki

RECOMMENDED POS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