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목길(Glomokgil)이라는 웹사이트를 알고 있는가? 언더그라운드/로컬 신(Scene)에 이바지하는 몇 안 되는 웹사이트인 골목길은 현재 다양한 DJ, 프로듀서를 섭외해 그들의 믹스셋을 공개하고 있다. 또한, 그들과의 인터뷰를 통해 대중이 보다 언더그라운드 뮤지션의 음악 세계에 쉽게 다가갈 발판을 열고 있다. 온전한 음악 감상의 시간은 줄어들고, 음악이 분위기를 환기시키는 일종의 부차적인 요소로 소비되는 요즘, 양질의 믹스셋을 잘 선별한다면, 당신의 시간은 더욱 윤택해 질 것이다. 또한, 짬을 내어 아티스트 인터뷰까지 읽는다면, 그들이 속한 신을 이해하는 데에도 도움이 될 듯하다.
최근 골목길 믹스셋을 공개한 50번째 주인공은 영기획 소속 뮤지션, 그레이(Graye)다. 프로듀서로 데뷔해 현재 DJ로서도 활발히 활동 중인 그레이는 이번 골목길 믹스셋에서 그동안 그가 만들어왔던 음악과는 다소 다른 장르를 선보였다. 그레이라는 뮤지션의 색깔이나 분위기는 크게 변하지 않았지만, 이를 풀어내는 방식에 있어 그가 테크 하우스 계열 음악을 선보인 것은 분명 흥미로운 사실. 심오한 듯, 경쾌한 그의 믹스셋은 전자음악을 오래 연구한 이의 세심한 손길이 닿은 훌륭한 물건임이 틀림없다. 특정 바이브에 대한 욕심을 덜어내고, 진득한 음악 감상을 위해 정성을 쏟은 수려한 믹스다. 직접 감상해보자. 그리고 골목길을 서포트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