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ay-Z의 [4:44], 플래티넘 달성을 둘러싼 의문과 진실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 타이달(Tidal)은 6월 초 NBA 플레이오프 중 상영된 홍보 영상에 ‘4:44’라는 의문의 숫자를 등장시키며 그 정체를 둘러싸고 무성한 추측을 불러일으킨 바 있다. 그리고 3주 뒤인 6월 30일, 타이달의 소유주 제이지(Jay-Z)가 정규 13집 [4:44]를 타이달을 통해 독점 공개했다.

https://twitter.com/beyonce_posts/status/872653924968390656

눈에 띄는 건 음원의 공개 범위를 순차적으로 늘려나가는 방식인데, 발매일 당일에는 6월 26일 이전부터 타이달을 이용해온 회원과 미국의 거대 이동통신업체 스프린트(Sprint, 타이달 전체 지분의 3분의 1을 보유했다) 이용자에 한해서 앨범을 들을 수 있었다. 이 앨범을 듣기 위해 타이달에 가입한 마크 론슨(Mark Ronson)은 신규 유저에게 스트리밍이 제공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접하고는 트위터에 난색을 보이기도.

앨범의 완성도를 떠나 마치 양파 껍질을 한 겹씩 벗겨내듯 호기심과 기대감을 극도로 끌어 올리는 마케팅 전략은 유효했다. 저작권 침해 방지 모니터링 업체인 뮤조(MUSO)의 통계에 따르면 앨범 발매 후 3일간 불법 다운로드 횟수는 약 100만 건. 현시점에도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 있을 것으로 예상하는 가운데 RIAA(Recording Industry Association Of America; 미음반산업협회)에서 [4:44]를 플래티넘 히트 앨범으로 발표했다. 아직 피지컬(CD/LP) 카피가 나오지 않은 이번 앨범의 경우, 타이달에서만 스트리밍으로 15억 재생 횟수를 기록했다는 의미이다.

제이지 불륜설을 수면으로 떠올리며 이번 앨범의 촉매제 역할을 한 비욘세(Beyonce)의 [Lemonade]조차 스트리밍만으로 플래티넘을 달성하진 못했다. 그런데 지난 주말까지만 하더라도 타이달 신규 유저조차도 들을 수 없었던 이번 앨범이? 협회의 산출 과정에서 불법적인 경로로 새어나간 스트리밍 수가 포함된 건 아닌지 의심의 눈길을 보내지 않는 게 이상할 정도.

하지만 놀랍게도 RIAA에 따르면 제이지 앨범의 플래티넘 산출 과정에 스트리밍 수는 전혀 포함되지 않았다고 한다. 대체 산 사람도 없고 들은 사람도 없는데 어떻게 플래티넘 앨범이라는 걸까? 이유는 간단하다. 산 사람은 없는데 산 기업이 있었다.

스프린트에서 이용자들에게 무료로 배포할 대량의 프로모션 음원을 사전에 구입해 놓았던 것. 쉽게 말하면 스프린트가 구매한 음원이 플래티넘 인증 판매 기준치를 초과하기에, 제이지 입장에서는 발매만 하면 아무도 안 들어도 플래티넘 앨범이 되는 기이한 상황을 만든 것이다. RIAA는 기업에서 고객에게 무료로 배포하기 위해 대량의 음원을 구매한 경우도 해당 아티스트의 독립적 앨범 판매로 인정하고 있다. 재생횟수가 얼마나 되는지는 뚜껑을 열어봐야 알겠지만, 아이러니하게도 플래티넘과는 관련이 없어 보인다.

발매 후 일주일이 지난 지금 [4:44]은 전 타이달 이용자에게 스트리밍되고 있으며 다음 주 중으로 애플뮤직과 아이튠즈, 스포티파이 등의 메이저 음원 서비스에도 풀릴 예정이다. 한편, 스눕독(Snoop Dogg)은 인스타그램을 통해 제이지에게 멋진 앨범이라는 찬사를 보내며 아이튠스에 없어서 불법 다운로드한 사실을 고백했다.

JAY-Z – The Story of O.J. 뮤직비디오 감상하기
RIAA 가 발표한 플래티넘 관련 기사 원문

https://www.instagram.com/p/BWAyFa_jch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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