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샌가부터 금요일 자정을 기점으로 신곡을 내놓는 래퍼 이센스(E SENS)가 지난주, ‘쇼미더머니6’의 본선 경연이 한창일 때 새로운 두 싱글, “WTFRU (Demo)”와 “Down With You (Demo)”를 발표했다.
다양한 프로듀서들과 계속해서 합을 맞추며 실험을 이어가는 듯, 지난 “손님”과 사뭇 다른 비트에 랩을 얹는데, 또박또박 전하는 가사에서 여전히 이센스를 떠나지 않는 주제, 즉 돈과 삶, 스스로 만들어낸 신념과 괴리 사이의 어느 지점, 그곳에서 생겨나는 강박을 느낄 수 있다.
과거 이센스의 타이트한 기교, 잔뜩 꼬인 심기를 날카로운 해학으로 풀어내던 특유의 가사를 기대하던 팬들에게는 앨범 [Anecdote]를 기점으로 확연히 달라진 음악이 다소 싱겁다는 인상을 줄지도 모르겠다. 아무래도 지난 몇 년의 경험이 던져준 상처와 깨달음이 자연스레 가사에 묻어나는 탓일 거다. 다만 지독하게도 이어지는 삶의 달콤씁쓸함, 그 맛을 본 한 인간으로서 진실한 삶을 언어로 풀어낸다는 래퍼의 태도 ━ 적어도 본인은 그렇게 스스로의 ‘직업관’을 설정한 듯하다 ━ 를 이어가는 한, 치열하게 그 진실을 추구하고, 거기에 불일치하는 삶의 고통에서 고민하고 분노하는 굴레의 반복이 한동안 본인의 음악, 그 중심에서 가장 큰 동력으로 기능할 듯하다.
바라던 삶의 형태가 어떤 식으로든 찾아온다면 과연 그는 달라질 수 있을까. 아니면 편한 마음으로 음악을 관둘 수도 있을까. 어떻게 보면 지금 시기야말로 이센스에게는 자신의 음악 커리어에서 단단한 중심을 마련하기 위한 담금질의 반복, 고된 노동의 시간이 될지도. 흥미로운 시선으로 행보를 지켜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