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볼티모어(Baltimore)를 기반으로 활동하는 밴드 비치 하우스(Beach House)는 빅토리아 르그랑(Victoria Legrand)과 알렉스 스칼리 (Alex Scally) 2인조로 간결한 구성을 취한다. 이들은 2006년 셀프 타이틀 [Beach House]를 발표한 이래로 어느덧 12년, 몽환적인 텍스처의 보컬과 기타 리프가 이들만의 시그니처로 자리매김하며 많은 추종자를 양산했다.
5월 11일 발표한 새 앨범 [7]은 비치 하우스의 일곱 번째 정규작으로, 미국의 얼터너티브, 인디펜던트 록 레이블 서브 팝(Sub Pop)에 합류한 2010년부터 6번째 정규작 [Depression Cherry]까지 함께한 공동 프로듀서 크리스 코디(Chris Coady)와 결별하고, 판다 베어(Panda Bear)와 MGMT의 앨범에서 활약을 펼쳤던 피터 켐버(aka Sonic Boom)가 새로운 공동 프로듀서로 합류해 함께 완성했다. 그래서인지 신스튠의 변화를 감지할 수 있지만, 비치 하우스의 몽롱한 색채는 여전히 고고하게 빛을 발휘하여 백일몽을 그려내고 있으니 오랜 공동 프로듀서와의 결별에 아쉬워하진 않아도 될 것.
비치 하우스의 팬이었다면 커버 아트부터 범상치 않은 느낌을 받을 수 있을 텐데, 지난 앨범들이 대체로 간결한 단색을 통해 시각적 인상을 남겼던 반면 신작 [7]은 콜라주(Collage) 기법으로 어두운 현시대를 반영한 듯 무채색의 혼란스러움을 연출하였다. 또 비치 하우스의 공식 비디오 채널을 통해 공개한 앨범 [7]의 풀렝스 스트림(Full-Length Stream) 모션 그래픽은 그래픽 디자이너이자 애니메이터 산 챠로엔차이(San Charoenchai)가 제작했다. 47분간 음악과 절묘하게 흐르는 영상은 마치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의 주인공이라도 된 듯 유유히 최면을 유도한다. 직접 감상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