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설적인 록 밴드 라디오헤드(Radiohead)의 세 번째 스튜디오 음반이자 20세기 록 클래식 중 하나인 [OK Computer]의 데모 작업을 포함한 라디오헤드의 모든 미공개 음원이 지난 주 유출되었다. 범인은 신원 미상의 해커. 분명 밴드로서는 낙담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나, 라디오헤드의 쿨한 대처가 팬들의 지지를 받으며 이 사건은 현재 웹에서 큰 이슈가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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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Jonny Greenwood (@JnnyG) June 11, 2019
라디오헤드의 리드 기타와 키보드를 맡고 있는 조니 그린우드(Jonny Greenwood)가 트위터(Twitter)를 통해 공개한 이메일에 따르면 지난주 톰 요크(Thom York)의 미니 디스크가 해킹당했다고 한다. 해커는 밴드의 미공개 음원 1.8GB 분량을 탈취했는데, 이는 지금까지 라디오헤드가 공개한 앨범뿐만 아니라 각종 녹음 세션 데모와 라이브 쇼 녹음 등이 포함된 것이었다. 해커는 대가로 15만 달러(한화 약 1억 7,000만 원)를 요구했고, 금액이 지급되지 않을 경우 모든 음원을 인터넷에 유포하겠다고 협박했다.
하지만 정작 라디오헤드의 반응은 무덤덤했다. 이들은 지난 11일 (현지 시각)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해킹당한 것은 1995년부터 1998년(?) 사이의 아카이브다. 딱히 흥미로운 것은 없다. 양이 좀 많을 뿐”이라고 언급하며, “우리는 불평하거나 그를 무시하는 대신 18시간 분량의 음원 전부를 밴드캠프(Bandcamp)에 공개하기로 했다. 발생하는 수익은 환경단체 익스팅션 리벨리언(Extinction Rebellion)에 전달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그렇게 그들은 무려 18시간 분량의 음원을 밴드캠프에 전부 공개했으며, 18일 동안만 공개되는 이 음원을 18파운드(한화 약 2만 7,000원)만 지불하면 다운로드할 수 있게끔 해놓았다.
라디오헤드의 이러한 대처에 가장 기뻐한 것은 역시 팬이다. 팬들은 밴드의 여섯 번째 앨범인 ‘Hail to the Thief ─ 도둑을 찬양하라! ─ ‘를 연호하며 18일 동안의 다운로드와 무료 스트리밍을 즐기고 있다. 라디오헤드는 음원을 공개하면서 “18파운드만 지불하면 우리가 과연 해커의 요구에 응해야 했는지 알 수 있다”고 밝히기도 했으니, 하단에 첨부된 이들의 밴드캠프 계정을 통해 직접 음원을 들어보고 해커가 요구한 몸값이 과연 정당했는지 각자 판단해보도록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