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렉트로니카 아티스트 Syndasizung, 정규 1집 [REBIRTH] 발매

최근 본인의 EP [Instant Of Kalpa] 및 몰디&사일러밤(MOLDY & Sylarbomb)의 [WAFER : Dust]에 피처링으로 참여하는 등 왕성한 활동을 보여주고 있는 뮤지션 신다사이정(Syndasizung)이 작사부터 작곡, 편곡, 믹싱, 마스터링, 아트워크 등 음반의 모든 제작 과정을 직접 담당한 정규 1집 [REBIRTH]을 발매했다.

이번 앨범의 흥미로운 특징이라면, 구조상으로는 운문을 읊는 듯한 느낌을 주면서도 결국 청자를 ‘너’로 지칭해 대화하는 어조를 구성한다는 것. 이러한 구조로, 곡 대부분은 자신의 감정을 인위적으로 만들어낸 목소리와 대조되는 따뜻한 심상을 띤다. 또한 음악적으로는 전작 [Instant Of Kalpa]에서 확립한 스타일, 즉 리버브가 강조된 그만의 FX를 사용해 일견 차가운 질감의 목소리로 고음 기반의 화성을 쌓는 방식을 아낌없이 사용하고 있다.

첫 번째 트랙 “Rebirth”에서 강렬한 드럼과 애시드한 피아노가 거듭 연주된다. 이어 두 번째 트랙은 감각적인 디스코 위에서 보컬 형선(HYNGSN)이 노래한다. 세 번째 곡 “Girls”에 와서야 그녀의 보컬을 직접 들을 수 있는데, 빠른 템포의 하우스 비트에서 ‘걸’이라 지칭한 청자를 위로한다. 뒤이은 트랙 “YOUTH”는 보컬 우진(UJEAN)의 목소리로 주체성을 표현함과 동시에 “We are standing under the light ─ 우리는 빛 아래 서 있어 ─ ” 등으로 이미지를 각인시킨다. 다음 곡 “Flying”은 신스팝 스타일로, 마치 날아가듯 감정을 털어낸다. 세부적인 장르를 넘나들면서도 심상을 통일해 트랙을 유기적으로 연결한 점이 실로 인상적.

이후의 파트는 마치 청자의 감정이 전이된 듯 자신에게 포커스를 옮기는데, 신시사이저를 기반으로 더욱더 폭넓게 장르를 이동한다. 뮤지컬을 연상케 하는 강한 리얼 드럼 기반의 “Self Esteem”에서는 자신을 물어뜯는 이들에게 경고를 날리고, 다음 곡 “Cyber Girl of The 21st Century”는 테크노 비트 위에 마치 클론(CLON)을 위시한 90년대 말 한국 가요에 영향을 받은 듯한 랩을 구사한다. 그리고 전작 [Instant Of Kalpa]에도 수록한 곡이자 힙합, 하우스, 테크노를 한 곡 안에서 단계적으로 변화하며 자아를 찾는 콘셉트의 “Who Am I”, 시카고 하우스 풍으로 쓸쓸한 사람들을 위로하는 “BOX”, 각각 강렬한 테크노와 하우스 스타일의 인스트루멘탈 “Ten Shot”, “Cosmic Trip”으로 앨범은 마무리된다.

이번 앨범은 음반 커버를 포함한 모든 과정을 본인이 맡아 자신이 가진 장기를 총동원했다. 종합하자면, 자신의 주무기인 전자음악을 활용해 타인의 불안을 위로하는 마음을 독특한 구성으로 짜임새 있게 표현한 음악이라 할 수 있겠다. ‘신시사이저’라는 단어를 모티브로 한 활동명에서부터 스타일을 천명할 정도로 영리하고, 보컬 스타일 또한 확고한 데다가 다룰 수 있는 장르의 스펙트럼 또한 넓은 아티스트라 앞으로의 작품이 더 기대된다. 일렉트로닉 신예의 아주 색다른 첫 ‘재탄생’을 감상해보자.

Syndasizung 공식 사운드클라우드 계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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