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 17일부터 19일, 영국 맨체스터 국제 페스티벌(Manchester International Festival)의 일환으로 공개된 래퍼 스켑타(Skepta)의 디스토피아987(DYSTOPIA987)이 연일 화제다. 강렬한 이름 외에는 모든 것이 비밀에 부쳐졌던 이벤트의 정체는 스켑타가 창조해낸 미래적 레이브의 향연.
관객의 후기에 따르자면 그들은 문자 메시지로 전송된 비밀의 장소에서 휴대폰까지 압수된 채 허름한 대형창고로 인도되었고, 그곳에서 격렬한 과거의 레이브 문화와 호화로운 미래지향적 비전의 교차점을 목격했다고 한다. 그들은 입구에서 다양한 부족(Tribe)으로 나누어졌으며, 그에 맞는 치장과 다양한 체험형 이벤트를 통과하고 나서야 비로소 행사장을 들어갈 수 있었다고.
행사장에는 레이브 패션 브랜드 사이버독(Cyberdog)의 굿즈와 헤어 스타일리스트 키쉬(Keash)의 브레이드(Braid) 서비스 등, 인스타그램이 없던 시대, 파티에서 으레 즐길 수 있었던 다양한 볼거리와 놀 거리가 넘쳐났다고 한다. 곧이어 시작된 스켑타와 게스트 아티스트들의 라이브 퍼포먼스는 수많은 프로젝터와 혼합현실(Mixed Reality, MR) 기술의 도움으로 도저히 오늘날의 공연이라고 볼 수 없는 환상의 향연이었다.
‘연결(Connection)’이라는 주제로 기획된 본 이벤트는 비록 디스토피아적 상상을 무대로 하고 있으나, 표현하고자 하는 본질은 되려 요즈음 파티문화에서 옅어져 버린 교감과 만남이라고 할 수 있겠다. 어느새 영국을 대표하는 아티스트로 성장해버린 스켑타. 그의 야심 찬 이벤트를 맨체스터 국제 페스티벌에서 공개한 공식 메이킹 영상을 통해 더욱 자세히 알아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