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디제이/프로듀서 로스 프롬 프렌즈(Ross from Friends)는 아웃사이더(outsider) 하우스, 로 파이(Lo-Fi) 무브먼트 계 핵심 인물로 꼽힌다. 그는 어릴 적, 프로듀서인 아버지가 빚어낸 전자음악을 듣고 자랐다. 아버지의 손맛이 스며든 음악은 향수로, 향수는 이윽고 깊은 가족 애(愛)로 개화했고 이는 그가 음악을 빚어내는 데 가장 큰 원동력으로 작용했다.
작년 플라잉 로터스(Flying Lotus)가 이끄는 레코드 레이블 브레인피더(Brainfeeder)의 일원으로 합류하며 부모님을 존경하는 마음과 감사를 담아 앨범 [Family Portrait]를 헌정했다. 또한 울타리따위 없는 브레인피더의 자유분방함에서 그는 한층 더 성장했다. 아웃사이더 하우스에 국한되지 않고 엠비언트, 테크노를 자유롭게 오가며 부모의 내리사랑을 자유롭게 표현했으니.
그리고 8월 16일 마침내 공개된 EP [Epiphany]. 4/4 비대칭 정박, 브레이크 비트를 차용해 리드미컬하게 이끄는 한편 굵은 선의 테크노가 여전히 건재하다는 것 또한 알린다. 아이러니하게도 음악의 흐름, 타이틀 의미와는 무관하게 여동생에게 헌정하는 앨범이라고. 못 말리는 가족 사랑, 18분 남짓의 EP를 직접 확인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