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콕 스트릿 샵 투어(BKK Street Shop Tour)

BSST

처음 계획했던 홍콩여행이 틀어지고 급히 결정하게 되었던 곳이 방콕이었다. 이미 강산이 한 번 바뀐 10년 전이지만 어찌됐건 가봤다는, 나름 익숙함이 묻어있는 도시라 그런 결정을 내렸던 것 같다. 당시 방문했던 방콕의 강렬한 에너지를 다시 한 번 새롭게 느껴보고 싶었기에 급한 결정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상당히 자신감에 차있었다. 대강의 여행일정을 짜놓고 그곳의 스트릿 샵과 스니커 샵을 물색했다. 반신반의했던 방콕에서 의외로 많은 샵을 찾을 수 있었고 취급하는 브랜드의 가짓수도 한국 못지않았다.

우리나라의 스트릿 편집매장들이 압구정, 홍대에 밀집해있다면 방콕에서는 단연 ‘시암’일 것이다. 여행책자에 방콕의 ‘명동’ 쯤으로 자주 소개되어있는 시암은 사실 명동이라고 부르기엔 너무 거대하고 홍대, 혹은 압구정이라고 말하기에는 뭔가 부족한 요상한 곳이다. 시암 파라곤을 중심으로 시암 디스커버리, 시암 센터, 마분콩(MBK)까지 거대한 쇼핑몰들이 나란히 늘어서 있는 모습은 이곳이 태국임을 잠시 잊게 할 정도다. 앞서 말한 곳은 고가의 명품 브랜드나 캐주얼 브랜드들을 판매하고 있다. 지금 내가 소개하려는 곳은 거대 건물의 맞은편에 위치한 시암 스퀘어 주변의 샵들이다. 지도 속 직사각형의 간단한 구조만을 믿고 돌아다니다가는 샵을 방문하기도 전에 지칠 수 있으니 정확한 위치를 미리 숙지한 뒤 이동하는 것이 체력낭비를 줄이는 지름길이다.

 

 

1. Predu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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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으로 소개하고 싶은 매장은 Preduce라는 샵이다. 스케이트보드를 기반으로 그에 관련된 많은 브랜드들이 있으며 그 구성도 꽤나 좋다. 샵을 브랜드화하여 데크나 휠 같은 스케이트보드 부품부터 의류까지 제작, 판매하는 모습에서 샵에 대한 애정과 긍지가 느껴진다. Nike SB를 필두로 Vans, Diamond Supply Co., DGK, Thrasher, Know1edge 등 다양한 스케이트보드 브랜드들을 판매하고 있다. 방문했을 당시, 각자 스케이트보드 하나씩 끌어안고 있는 십 대 소년들이 스탭들과 함께 스케이트보드 비디오를 감상하는 모습이 참 인상 깊었다. 가격대는 한국과 큰 차이가 없지만 일부 브랜드들에 한해 상시 세일을 하고 있는 중이니 관심이 있다면 꼭 방문하는 것을 추천한다.

preduce map

위치 : 218/9 Siam Square Soi 1 Pathumwan Bangkok 10330 Thailand

영업시간 : 월 ~ 일 / PM 12:00 ~ PM 08:30

 

 

2. Outcast Sto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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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으로는 근처의 Outcast Store를 소개하고 싶다. 주소지만을 가지고 비지땀을 흘리며 스퀘어를 돌다가 Preduce로 돌아가 스탭에게 물어 방문한 곳이다. (동종업계이니 친분이 있을까 싶어 물어봤지만 우리나라와는 달리 서로에게 큰 관심이 없는 듯했다.) Outcast Store는 굉장히 다양한 브랜드를 판매하는 곳이다. 그들이 판매하는 가장 중점적인 브랜드는 수프림(Supreme)으로 우리나라 어느 곳에서도 보지 못한 다양한 시즌과 많은 양의 제품을 판매하고 있었다. 이외에도 Stussy, 40oznyc, Bloodbath 등의 미국발 브랜드부터 Rockwell, Kokontozai 등 각국의 이름 있는 브랜드들을 판매하고 있다. 아마 방콕에서 가장 많은 가짓수의 브랜드를 보유한 샵이 아닐까 싶다. 디스플레이 된 스니커들 역시 쉽게 찾아볼 수 없는 레어한 스니커들이 많았던 것으로 기억된다. 하지만 그만큼 가격 역시 비싼 편이라 큰 결심 없이는 살 수 없는 제품들이 대부분이다. 욕심 가는 제품이 많은 장소인 만큼 방문하기 전 통장의 잔고를 되뇌며 샵의 문을 열길.

outcast map

위치 : Siam Square Soi. 2, Lido Cinema 2nd Floor Bangkok 10330 Thailand

영업시간 : 월 ~ 일 / PM 13:00 ~ PM 09:00

 

 

3. Sneaka Vill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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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번째로 소개할 샵은 Sneaka Villa 라는 샵이다. 시암 스퀘어 soi 2에 위치한 이 샵은 아마 방콕의 스트리트 패션에서 가장 활발한 움직임을 보여주고 있는 샵이다. 상품 구성이 알차기도 하거니와 샵 이름에서부터 알 수 있듯 헤아리기 힘들만큼 많은 스니커를 보유하고 있다. 나이키부터 반스까지 메이저 브랜드를 주로 판매하고 있으며 특히나 Sneaka Villa 라는 이름으로 다양한 의류와 신발, 악세사리를 제작해 판매하고 있다. 많은 부분 타 브랜드를 패러디한 디자인에 의지하고 있지만 조금씩 변형된 디자인을 구경하는 것이 퍽 재밌다. 단순히 스트릿 브랜드만을 판매하는 것이 아니라 로컬 DJ들의 CD나 빈티지 바이닐까지 판매를 한다. 이런 점에서 얼핏 한국의 rm.360과 비슷한 성격을 보인다. 의류 구성보다는 스니커에 큰 비중을 두고 있는 샵이지만 샵 내부의 아트워크를 보는 재미가 있으니 시간을 내어 가보아도 후회하지 않을 것이다.

sneak villa

위치 : 226/7 Siam Sq soi 2, Rama1 Rd, Phatumwan, Bangkok 10330 Thailand

영업시간 : PM 10:00 ~ PM 08:00

 

 

4. Carniv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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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번째로는 Preduce 샵 바로 옆에 위치해있는 Carnival이다. 여타 샵과 비교되는 큰 규모와 깔끔하게 정돈 된 디스플레이를 보며 마치 한국의 카시나 스토어에 와있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이점은 가장 한국적인 샵이라고 바꿔 말할 수 있는데 최근 한국에서 유행하는 많은 브랜드를 판매하고 있었다. 여러 샵을 방문하며 스투시(Stussy)가 없는 것에 대해 약간의 의문을 가지고 있었는데 Canival에 와서 그런 의문을 조금이나마 지울 수 있었다. 스투시 외에도 HUF, Odd Future, Diamond Supply co., DGK, The Quiet Life 등의 의류를 판매하고 있었으며 스니커로는 Nike, New Balance, Vans, Converse, Gourmet, Reebok의 다양한 브랜드의 스니커를 만나 볼 수 있다. 특히 일반 모델보다는 협업 모델 위주로 판매를 하여 평소 접하기 쉽지 않았던 스니커들을 보는 재미가 있는 샵이다. Clot x Undefeated x Converse의 트리플 콜라보 모델과 같은 예상치 못한 제품을 볼 수 있는 곳. 방문했을 당시 손님들이 가장 많았던 샵이며 스태프 또한 굉장히 친절했던 기억이 난다.

carnival map

위치 : Siam Square Soi 10, bangkok 10120, Thailand

영업시간 : PM 12:00 ~ PM 09:00

 

 

5. Genes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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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소개하고 싶은 샵은 Genesis라는 샵으로 앞서 얘기했던 시암 근처의 쇼핑센터 마분콩(MBK)에 위치해있는 작은 규모의 스니커 전문샵이다. 다른 샵에 비해서 조금의 협소한 공간이지만 지금은 쉽게 찾아볼 수 없는 올드 레어 스니커를 만날 수 있는 곳이다. 대부분의 제품이 나이키에 한정되어 있어 나이키의 스니커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시간을 내어 가볼 만한 가치가 있는 곳이다. 에어포스1 모델부터 시작해서 덩크, 우븐 등 많은 인기를 누렸거나 누리고 있는 스니커들이 즐비하다. 조금은 번외의 느낌이긴 하지만 컨버스와 반스의 스니커들도 함께 만나볼 수 있다. 제네시스에서의 스니커 구매는 크게 추천해주고 싶지 않은데 올드한 모델들이 많다보니 대부분의 중창이 바래있거나 가수분해 조짐을 보이고 있는 제품들이 많았다. 비싼 값을 치르고 샀다가 낭패를 보는 일이 없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정신없는 시암스퀘어를 모험하다 더위에 지칠 때 마분콩으로 들어가 제네시스를 찾자. 그리고 박물관에 입장한 느낌으로 더위를 식히며 찬찬히 영광의 나날을 거친 스니커들을 구경해보는 것 정도는 나쁘지 않을 것이다.

genesis map

위치 : Genesis, Bangkok 444 1st FL. 1B41 MBK Center Phayathai Rd. Wangmai Pathumwan Bangkok 10330

영업시간 : PM 12:00 ~ PM 08:00

 

이상으로 방콕에 위치한 다섯 곳의 샵을 알아봤다. 겨우 두 번째 방문이지만 방콕은 항상 의외의 면을 보여주는 매력적인 도시였다. 헐렁한 티셔츠를 입고 사원 앞을 달리는 어린 보더들의 모습이 아직까지 선명하게 기억에 남는다. 한국의 폭염을 훨씬 웃도는 찌는 듯한 더위 속에서도 두꺼운 데님 자켓과 데님 팬츠로 아메리칸 캐주얼룩을 완성한 멋쟁이들에게는 엄지를 치켜 올려주고 싶었다. 태국 사람들의 게으름이 너무나 편안하게 느껴졌던 일주일이었다. 바쁜 일상으로 인해 아직 휴가를 가지 못했거나 미리 다음 휴가를 준비하는 사람들에게 주저 없이 방콕을 추천해주고 싶다. 생각보다 훨씬 더 다양한 얼굴로 당신을 맞이해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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