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ekly Visla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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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쁜 기지배, 씨엘

 

국내의 수많은 여자 아이돌 그룹에 무관심한 필자지만 그래도 투애니원(2ne1)을 그 중에서 가장 ‘관심있게’ 봐온 편이다. 이유는 다름 아닌 그룹의 리더, 씨엘(CL)  때문이었다. 이름을 따로 기억하기 힘들 정도로 고만고만한 아이돌 사이에서 그녀의 캐릭터는 확실히 빛이 났다. 음악을 완전히 소화한 듯한 그루브와 지금보다 미래를 기대하게 만드는 그녀의 랩은 굳이 국내 여자 아이돌이라는 범주를 갖다 붙이지 않더라도 상당히 독보적인 느낌이 들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더욱 애착이 갔던 이유는 그녀가 힙합을 꽤나 좋아하는 것 같다는 점에서였다. 스눕 독(Snoop Dogg) 콘서트에서의 콜라보나 에이샙 롸키(A$ap Rocky)와의 친분을 드러내는 인스타그램 사진 등, 시간이 갈수록 귀엽고 예쁜 여자 아이돌들과는 지향점이 다른 것 같은 씨엘 에게서 마치 니키 미나즈(Nicki Minaj)와 같은, 차기 여자 솔로 랩 스타의 모습을 봤기 때문이다. 게다가 소속사가 YG라는 점은 그녀에게서 솔로 랩퍼로서의 행보를 기대케 하기 충분했다. 당연한 수순인 듯 그녀의 솔로 소식이 들려왔고 곧 싱글 ‘나쁜 기집애’가 M/V가 함께 공개 되었다. 그리고 그녀에게(혹은 그녀의 프로듀서에게) 상당히 실망했다.

매력 넘치는 씨엘의 모습은 온데간데 없고, 미국 메인스트림 힙합씬을 꿈꾸는 소녀가 어설프게 흉내를 내고 있었다. 그것도 잘 쳐서  메인스트림 이지 그냥 권지용 여자 카피 버전 같았다. 쥐 드래곤 (G-DRAGON)과 같은 소속사여서 M/V도 ‘One of a Kind’와 통일감을 주려고 이렇게 비슷하게 만든걸까. 의도를 알 수가 없다. 차라리 새로운 감독과 손발을 맞춰 씨엘만의 색을 나타낼 수 있는 뮤직비디오를 만들었으면 어땠을까. 랩도 딱히 봐줄 부분이 없다. 가사의 수준,랩 어느 것 하나 2ne1의 씨엘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씨엘 본인의 능력에 대한 의구심조차 들 정도이다. “어디로 튈지 몰라 난 럭비공” 같은 가사를 보고 있자면 YG에서는 가사를 한 명이 다 쓰고 있는 것은 아닐 까 하는 생각도 든다.

싱글 ‘나쁜기집애’는 A$ap Rocky가 ‘Wild For The Night’에서 사용했던 더기 덥스텝(Dougie Dubstep)의 장르를 선택했다. YG는 힙합을 대중들 입맛에 맞춰 ‘한국식’으로 비벼내기 보다는 최신 트렌드 그 자체를 충실히 가져가려는 점에서 항상 다른 대중가요들보다 세련된 맛이 있다. 그런데 ‘나쁜기집애’는 맛있다고 생각한 식재료들을 잔뜩 버무렸는데 맛은 영 시원치 않다. 곡이 촌스러운 수준은 아니지만 그 언저리에 안착한 듯 하다. 후반부의 덥스텝(Dubstep)은 너무 소심하게 깔아논 느낌이다.  대중들 입맛을 잡기에는 별 무리 없는 곡같지만  씨엘은 조금 더 욕심을 내야 한다. 이름도 들어보지 못한 신인 여자 랩퍼였다면 그냥 넘어갈 수도 있겠지만 많은 이들을 기대하게 만들었던 씨엘 이기에 이 정도의 혹평은 과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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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지막 NB, 6/2

 

강남의 클럽 NB가 6/2일 블랙아웃(Black Out)파티를 끝으로 문을 닫는다. 강남 유흥의 한복판에서 10년이 넘는 시간동안 그 위용을 뽐내던 강남 NB가 사라진다는 말이다.

막 성인이 됐거나 20대 초중반의(주민등록증 첫 번째 숫자가 9로 시작하는) 친구들은 공감하기 어려울 수도 있지만 약 10년 전쯤 힙합이 지구를 삼켜버릴 것만 같던 그 시절, NB는 힙합 그 자체였다. 2000년대 초반, 미국에서는 힙합이라는 커다란 흐름이 이미 형성되어 있었고 힙합뿐만이 아니라 R&B등 흑인음악이 차트를 휩쓸고 있었다. Nelly, Ne-Yo, Ja Rule, DMX, 50cent, Fat Joe. 지금은 시들해진 이름들이지만 그 당시의 클럽 튠은 이들의 음악이 없이는 설명할 수가 없었다. 클럽을 가지 않아도 넬리의 Dilemma라던지, 니요의 So Sick과 같은 곡들은 한국에서도 대중들에게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다. 요새로 치면 LMFAO의 ‘Party Rock Anthem’정도의 열풍이었다고 해야 하나. 다만 NB는 그 음악 들을 사골처럼 우려내고 우려내서 신물이 날정도로 똑같은 패턴으로 일관한 나머지, 트렌디한 힙합 클럽 이라기보다는 괴기스러운 부비부비 문화과 함께 철수도 오고 영희도 오는 대중목욕탕 같은 클럽의 이미지를 쌓은 것도 사실이다.

국내에서 힙합의 인기가 시들해진 뒤로는 EDM음악을 중심으로 한 대형 클럽들이 강남권 일대에 우후죽순 들어서 강남을 대표하는 대형 클럽의 자리마저 그들에게 내주고 말았다. 현재는 DJ들이 음악을 트는 방식도 바뀌어서 타임별로 힙합과 하우스장르를 오가고 있다. 클럽 측에서도 피치 못해 궁여지책을 핀 결과이겠지만 이해할 수 있다. 힙합 클럽이라는 명목상의 이름만으로도 정겹고 좋았기 때문이다. 분당에서 매번 홍대까지 가기에는 너무 벅찼기 때문에 부담 없이 놀기엔 강남 NB가 제격이었다. 뻔한 선곡이면 어떻고 최신곡이 없으면 어떠하랴. 오래된 친구들이 내 옆에 있고 우린 나이를 먹었고 이미 취해있는데.

아무리 EDM(Electronic Dance Music)의 시대가 왔다고는 하지만 이제 가끔 NB에서 흘러나오는 90년대,2000년대 초반의 힙합을 들으며 친구와 맥주를 홀짝 거리는 것조차 허락되지 않는다고 생각하니 서운하기 짝이 없다. 성인이 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쭈뼛쭈뼛 NB의 입구에 서서, 마치 멕시코에서 바로 날라 온 것만 같은 무서운 형들에게 신분증을 보이던 때가 엊그제 같은데 어느덧 10년에 가까운 시간이 지났다. 아쉽지만 시대의 흐름을 막을 수는 없는 법. 그래도 마지막 날 만큼은 DJ Soulscape, YTST등 걸출한 DJ들이 대미를 장식할 예정이니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질 NB를 향해 술잔을 들어 올릴 준비를 해야 한다. 그 시절 NB에서의 추억을 가지고 있는 이들이라면 아쉬움을 잠시 뒤로하고 마지막 Black Out 파티에 참석하여 마음껏 힙합을 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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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콰이엇의 병역위반문제

 

최근 국내 힙합 커뮤니티의 가장 큰 이슈는 일리니어 레코드 소속의 더콰이엇의 공익 근무법 위반이라고 할 수 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의 공익으로 복무 사실을 몰랐던 와중에 더콰이엇의 영리 활동이 문제가 된 것이었다.공익기간 동안 공연은 물론 각종앨범을 발매하며 본인의 말대로 많은 돈을 벌었다는 더콰이엇의 이런 활동은 공익법에 의해 불법인 것으로 알려졌으며 인터넷 유저의 신고로 인해 국방부에 보고가 되기도 하였다. 이후 국방부는 추가 연장복무 5일의 조치를 취했으며 현재 더콰이엇의 최근 음원들은 모두 내려갔으며 공연 활동도 잠정 중단되었다. 국방부가 내린 벌이라고 해봤자 5일 연장 근무 인것으로 보아 강남을 널리알린 한 뮤지션이 군대를 다시 간거에 비해 국방부는 이 문제를  그렇게 큰 문제로 보는것 같지는 않다.  한국 사람들의 오지랖이 넓어서 일까 아니면 더콰이엇에 대한 비호감들이 폭팔 한 것일까. 힙합 커뮤니티를 비롯한 대형 포탈 커뮤니티에서도 더콰이엇에 대한 비난이 쇄도중이다.  더콰이엇의 명백한 잘못도 잘못이지만 이번 사건을 통해 본인을 향한 대중의 곱지않은 시선을 느끼는 것도 중요할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다만 “배아픔’에서 비롯된 시기심을 가진 인터넷 유저들은 한건 해냈다며 정의감을 느끼지는 않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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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상한 남자 Nychos the weird

 

인터넷을 돌아다니다 보면 정말 다양하고 많은 이미지와 영상들을 접하게 된다. 어떤면에서는 다양하게 정보를 접할수도 있지만 때로는 짧은 시간동안 관심을 받지 못한 영상과 이미지는 마우스 스크롤에 밀려 사라져버리기 일수다. 확실한 비쥬얼로 호주의 그래픽 디자이너 Nychos의 작품들은 짧은 시간내로 관심을 끌기에 충분했다. 다양한 분야의 아티스트들이 꼭 하는 말 중에 하나는 자신의 스타일이 있어야 한다는 것인데 그런면에서 Nychos는 그만의 스타일이 아주 확실하다. 그의 작품들에서는 사물에 대한 해부학적 접근이 항상 보이는데, 어찌보면 징그러울 수 있는  해부학적 요소와 일러스트요소 그리고 그래피티적 요소가 결합된 그의 작품들은 Nychos가 추구하는 작품세계를 확실히 보여준다. 최근들어 해외 웹사이트를 통해 더욱 많은 주목을 받고 있는 그는 다른 오스트리아의 아티스트들과 ‘Rabiit Eye Movement’라는 행보를 보여주고 있기도 하다. 그의 풀 네임이 Nychos the weird 인것처럼 Weird(이상한) 그의 작품들이 해외를 비롯해 국내에서도 더 큰 관심을 끌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글쓴이: 권혁인, 최장민

그림: 박진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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